올해 간접투자상품 중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역시 주식형 펀드였다. 내년에도 주식형 펀드의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주력 상품이 가치주와 배당주 중심의 펀드였다면, 내년에는 성장주 펀드를 많이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운용사들이 내년 주식시장을 성장주가 주도할 것으로 보고 관련 펀드를 속속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신운용은 최근 ‘부자아빠 성장A 펀드’ 주식형과 주식혼합형, 채권혼합형 등 3종을 내놓았다. 매출액 성장률과 순이익 성장률이 시장 평균 이상인 기업 중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정해 투자하는 상품이다. 과거 2~3년간 가치주가 증시를 주도했지만, 향후 국내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성장주가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바탕을 둔 펀드다.
주식형은 1%, 주식혼합형과 채권혼합형은 각각 0.5%의 선취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나, 환매수수료가 없어 아무 때나 추가비용 부담 없이 환매할 수 있다. 한국운용 관계자는 “경기회복이 가시화하고 있는 시점인 만큼 내년에는 매출과 이익성장률이 강한 성장주들이 각광 받을 것”이라며 “올해 가치주 펀드로 명성을 떨쳤던 ‘거꾸로 펀드’의 수익률 신화를 성장주 펀드가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이에셋자산운용도 26일부터 음식료 제약 등 내년 성장세가 예상되는 업종에 60% 이상 투자하는 ‘웰니스 주식형펀드’를 판매한다. 웰니스(wellness)는 ‘웰빙’ 보다 더 광의의 개념으로 ‘신체건강, 정신건강, 사회복지 등 전반에 이르는 포괄적인 건강관리’를 의미한다. 적립식과 거치식 모두 가능한 이 펀드는 대신증권 SK증권 하나증권 한양증권 동부증권 유화증권 등에서 판매된다.
마이에셋 관계자는 “미국 다우지수는 2000년 1월부터 2005년 6월말까지 10.6% 하락했지만 헬스케어(108%) 식품(44%) 음료(35%) 등 웰니스 업종의 주가는 큰 폭으로 뛰었다”면서 “국내에서도 2001년 이후 웰니스 종목군의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앞서고 있으며 향후 관련기업의 주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리자산운용도 지난달 17일 성장주 펀드인 ‘우리코리아 블루오션 주식펀드’를 대표 펀드로 출시했다. 자체 평가시스템을 활용해 가치혁신, 마케팅 차별화, 미래 신기술 추구 등을 통해 현재 블루오션 기업에 속하거나 블루오션 영역으로 진행 중인 기업을 발굴한 뒤 장기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출시 한달여 만에 2,6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환매수수료가 없고 고객이 직접 지정한 목표 투자금액에 도달하면 자동환매 주문을 해주는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펀드랩’ 구성으로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른 맞춤식 투자설계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랜드마크자산운용도 이달 초 성장주 펀드인 '랜드마크코아주식투자신탁'를 내놓았다. 랜드마크 관계자는 “그동안 가치주 펀드의 수익률이 괜찮았지만, 앞으로는 성장주 펀드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성장주 펀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대표적 성장주 펀드인 인디펜던스, 디스커버리 펀드를 운용 중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솔로몬주식형 펀드를 운용 중인 미래에셋투신운용은 기존 펀드로 내년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도 성장주에 대한 분산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재평가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대형주 위주의 성장주 펀드가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형 펀드와 대형주 펀드간 적절한 배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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