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논문을 실었던 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2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서울대 조사위원회로부터 황 교수팀 논문의 연구결과들에 실체적 조작이 있었음을 통보받았다”면서 “우리는 황 교수의 2005년 논문의 공식적 취소를 위한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언스는 이어 “논문의 저자들이나 서울대 조사위가 적절한 시점까지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경우 우리의 편집자들이 직권으로 황 교수의 논문을 취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니카 브래드포드 사이언스 부편집장은 이와 관련, “서울대 조사위에 오는 30일까지 논문 취소에 대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논문을 취소하기 전에 먼저 그들의 회신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브래드포드 부편집장은 이어 “이 논문에 대해 제기된 숱한 의문들 때문에 연구결과 전체를 믿기 어려울 것”이라며 논문의 전면 취소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사이언스는 황 교수 논문의 실체적 조작과 관련, 세포 DNA 지문분석 자료에 문제가 있고 배아줄기세포라인으로부터 실제 형성된 테라토마의 수가 과장됐으며 생성된 줄기세포라인이 몇 개인지 검증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이언스는 이와 함께 서울대 조사위와 사이언스가 황 교수팀의 2004년 논문에 대한 문제점 조사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이언스측은 2004년 논문에 대한 조사결과도 즉각 공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언스측이 서울대 조사위에 시한을 정해 입장 표명을 요청한 것은 논문조작이 사실로 판명된 이상 이번 일을 서둘러 마무리하겠다는 뜻이다. 또 서울대 조사위의 최종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중간조사 결과 만으로도 논문 취소 사유가 충족됐다고 보는 것이다.
내년 1월6일에 새해 첫 저널이 발간된다는 점도 사이언스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그러나 사이언스가 이번 사건 전개과정에서 입은 상처는 당분간 치유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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