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있는 나라는 언제나 희망이 있습니다.”
코미디언 김형곤(48)씨가 26~31일 서울 성동구 능동 리틀엔젤스 예술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데뷔 25주년 자축 공연이자, 지난 3월부터 4개월간 대학로에서 중장년층 관객의 인기를 모았던 스탠딩 코미디 ‘엔돌핀 코드’의 앙코르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백혈병 어린이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이전에도 공연 수익금 일부를 어린 환자를 위해 내놓았던 김씨는 이번 공연의 ‘흥행’ 과 관계없이 2,500만원을 이미 기부했다.
백혈병 어린이를 위해 마련한 공연이지만 입장은 18세 이상만 가능하다. “사람과 식품은 제조일자보다는 유통기한이 중요하다. 자기계발만 하면 유통기한은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식의 유머로 ‘사오정’(45세가 정년) ‘오륙도’(56세에 직장 다니면 도둑) 현실에 낙심한 40, 50대에게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아 주겠다는 것이 목표다.
잠시라도 시름을 잊도록 백혈병 어린이의 부모 300여명과 사회복지사도 초청했다. 김씨는 “강원래도 웃고 사는 데 왜 여러분은 안 웃습니까”라는 마지막 대사와 함께 강원래가 등장하는, 가슴 찡하면서도 재미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취지는 이렇지만 성인들을 위한 공연인 만큼 방송에서는 풀어내지 못한, 특유의 넉살이 담긴 성적 농담과 거침없는 정치 풍자를 질펀하게 풀어낼 계획이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X은 선거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찍고 이민 가버린 X”이라는 식의 유머다. “매일 36명 씩 자살하는 흉흉한 사회가 된 것은 웃음이 없기 때문이에요. 제가 던진 폭소탄에 객석이 100번은 뒤집어 질 겁니다.”
그는 ‘웃음 바이러스’를 전국에 퍼트릴 계획도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내년 2월경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1만 명을 모아 ‘웃자 코리아 국민운동본부’ 발대식을 치르려 한다. “언제까지 반도체, 자동차 등에 의지하며 살 수 있겠어요. 결국은 관광자원으로 살아야 하는데, 우리나라 이미지가 너무 좋지 않아요. 1만 명이 모여 한바탕 웃는 모습을 연출하면 휴전선이나 과격 시위 등으로 굳어진 딱딱한 이미지가 좀 바뀌지 않겠어요.”
공연이 끝난 후 김씨와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50만원 짜리 ‘자선 커플석’의 수익금 전액도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전달된다. 문의 (02)3442-6600.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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