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지진해일)가 남아시아의 평온한 아침을 앗아간 지 26일로 1년이 됐다.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에 뒤따라 일어난 쓰나미는 최대 시속 500㎞, 최고 높이 34.3m에 달했고,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인도 태국 등에서 순식간에 23만 여명의 목숨을 삼켜버렸다.
쓰나미가 초토화시킨 이들 피해 지역이 복구를 마무리하는 데는 5~10년, 100억 달러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약 없는 떠돌이 생활
쓰나미 이재민은 200만 명에 달한다. 1년이 지난 지금도 피해주민 대부분은 ‘내 집’을 구하지 못하고 피란생활 중이다. 5명 중 한 명 꼴로 새 집을 얻어 새 출발을 했다.
구호단체 옥스팜에 따르면 가장 큰 피해지역인 인도네시아에선 이재민 56만 명 중 13만 명이 정부나 구호단체가 제공한 난민촌의 임시 거처에 머물고 있으며, 나머지는 친척집 등을 전전하고 있다.
아직도 50만 명은 구호단체 덕분에 하루하루를 꾸려나가는데, 이 정도도 연초보다는 25만명이 줄어든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07년까지 이재민들의 주택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구호단체들은 5~10년은 떠돌이 생활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쓰나미로 일자리도 100만여개가 사라져서 주민들의 생계를 압박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아체주에서는 실업률이 7%에서 33%로, 스리랑카의 피해지역에서도 9%에서 20%로 치솟았다.
지원금은 쏟아지나 재건은 더뎌
세계 각국 정부가 67억 달러를 지원키로 약속하는 등 국제사회가 쓰나미 피해국가에 지원키로 약속한 돈은 총 136억 달러. 재건 비용 104억 달러의 75%가 이미 확보되는 등 쓰나미 구호 자금은 쏟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만 약 500개 구호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쓰나미 구호 활동의 무게중심도 이젠 긴급 구조에서 재건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재건의 성과는 기대 이하이다. 구호단체들이 공조 체제 없이 단기적 성과 내기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다.
스리랑카 정부는 약속 받은 29억5,000달러 중 10억 달러를 받았으나 지금까지 실제 사용한 돈은 1억4,100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침수 토지 복구 등 인프라 구축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아체주는 3,000㎞ 도로 건설에 3억5,400만 달러를 배정했으나, 실제로는 800만 달러만 쓰여 10분의 1 정도를 복구하는데 그쳤다.
제2의 쓰나미 예방책 미비
유네스코 산하 정부간해양위원회(IOC)가 구축키로 한 쓰나미 조기경보체제는 미완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내년 중반부터 글로벌통신시스템(GTS)을 이용해 인도양 내 쓰나미 감시망과 역내 국가의 쓰나미센터에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는 조기경보체제의 일부에 불과하다.
IOC는 2008년 10곳에 심해 센서를 설치할 계획이나 예산 부족 등의 난관에 부딪혀 10개의 부표 모니터 가운데 불과 2개만 설치됐다. 피해국가들은 임시 경보체제 구축에 급급한 실정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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