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학술 부문에는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이 후보작으로 올라왔다.
예년과 달리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묻거나 한국의 근대 과학기술 인력을 검토하거나 이슬람 세계와 마야 문명처럼 주목되지 않았던 주제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전개한 책들이 눈길을 끈다.
철학 분야에서 젊은 연구자의 심도 있는 연구서들이 출간된 점도 특기할 만하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는 급변하는 한국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들이 강세를 보였다.
이는 최초의 본격적인 국어사전의 탄생이나 윤이상의 음악세계에 대한 탐구로도 나타나지만, 일제 식민지 시대에 대한 구체적이고 철저한 탐구나 현대 한국 학계의 지적 풍토에 대한 비판적인 검토 등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여러 논의 끝에 한영우 교수의 ‘조선왕조 의궤’를 선정했다. 한국의 독특한 기록문화유산에 대해 실증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집성하였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13년간의 공력이 담긴 1,000쪽에 달하는 분량과 다양한 도판의 수록도 눈을 끈다. 학술 출판의 거목이었던 고 김성재 일지사 사장의 공로를 함께 기억하면서 학술 출판의 활성화를 기원한다.
이동철 용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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