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상장기업은 배당만 많이 하고 투자를 적게 한다는 주장이 근거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연구원이 23일 내놓은 ‘외국자본 진출 확대의 영향과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1998~2004년 금융업을 제외한 모든 상장기업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지분율은 배당성향 및 투자와는 의미 있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내 기업의 지난해 배당수익률(1주당 배당금/주가)은 아시아 주요 11개국 중 일본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1.9% 수준으로, 외국자본이 우리나라에서 많은 배당을 챙겨간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대기업 집단 소속 일부 회사의 경우 대주주 지분이 외국인 전체 지분보다 적어 적대적 인수ㆍ합병(M&A)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투자자 대부분이 뮤추얼펀드 등 포트폴리오 펀드로 경영권보다는 자본이득에 관심이 있는 데다 단일주체가 아니고 이해관계도 달라 적대적 M&A를 위한 연합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어 삼성물산과 SK㈜ 등 일부 대기업에서 외국자본에 의한 M&A 시도가 발생한 것은 이들 기업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내 기업이 외국자본의 적대적 M&A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추가적 경영권 방어장치를 요구하기 이전에 대주주가 지분을 늘리거나 이들이 지배하는 계열사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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