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동안 미국 뉴욕의 지하철과 버스 운행을 묶어두었던 대중교통 직원노조(TWU)가 파업 철회를 선언하고 23일 업무에 복귀했다. 25년만의 총파업을 무기로 임금 인상안 등을 관철하려던 노조가 사실상 얻은 것 없이 백기 투항한 것이다.
TWU는 파업 사흘째인 22일 뉴욕주의 중재로 사용자인 메트로폴리탄 교통공사(MTA)측과 협상을 재개한 뒤 노조 집행위원회 회의를 열어 38대 5라는 압도적 표차로 파업 철회를 결정했다.
노조의 업무 복귀 결정은 최근 뉴욕 지방법원이 TWU에 대해 피해보상 차원으로 하루 100만 달러씩의 벌금을 부과한 데 이어 시 당국이 노조원 개인에 대한 추가 소송을 준비하는 등 강공책을 취한 데 따른 결과라고 미국 언론들은 밝혔다. 여기에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연말 대목에 파업을 강행하면서 시민의 호응을 얻지 못했고 상급 단체인 전미 TWU마저 “파업을 중단하고 협상을 계속하라”며 등을 돌려 노조는 고립무원 상황에 빠졌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두고 노조원들이 업무에 복귀하면서 뉴욕 시 지하철과 버스 운행은 빠르게 정상화됐고 뉴욕시도 활기를 되찾았다. 뉴욕 시민들은 “파업이 그나마 빨리 끝나서 다행”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그러나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면서 사용자측으로부터 어떤 양보를 받아냈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단‘선(先) 업무복귀, 후(後) 타협’에 합의한 노사 양측은 핵심 쟁점인 연금 문제에 대해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고 일부 노조원들은 “파업을 통해 얻은 것이 없다”고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로저 투산 TWU 위원장은 “노사 양측이 협상 타결 의지를 보이고 있어 수일 내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낙관론을 피력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파업으로 뉴욕이 높은 시험대에 올랐지만 우리는 이를 잘 통과했다”며 “우리는 뉴욕이 안전하게 운영되도록 정당한 일을 했다”고 강경 대응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또 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는 노조원들의 업무 복귀에도 불구하고 “노조 집행부와 노조원의 불법 파업에 대한 벌금 부과는 유효하다”며 “이번 파업에서 우리는 그 누구도 법에 우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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