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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부문 '세계종교사상사' 최종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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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부문 '세계종교사상사' 최종성씨

입력
2005.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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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아데는 자타가 공인하는 20세기 종교학계 최고 거장의 한명 입니다. 이 책은 그런 그가 자신의 학문을 집대성한 필생의 역작이지요.”

루마니아 출신 종교학자 미르치아 엘리아데(1907~1986)의 ‘세계종교사상사’(전3권)를 박규태(46) 한양대 일본언어문화학부 교수, 이용주(44) 전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 김재현(39) 한국고등신학연구원 원장 등과 공동 번역한 최종성(38)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책이 지닌 무게와 그 온전한 뜻을 살리려고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것은 이 책이 엘리아데의 견해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종교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인 만큼, 뜻을 독자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동 번역자는 모두 그의 공부 선배들이다.

각오는 했지만, 번역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저자의 풍부한 상상력과 예리한 직관을 읽기 쉽지 않았고 활자 뒤의 속내 파악 역시 어려웠다.

구석기시대에서부터 종교개혁까지, 인류 문명의 근원지 중동에서부터 유럽 인도 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그 방대한 자료의 개념을 파악하고 핵심을 짚기가 만만치 않았으며 신비주의, 연금술 등 우리에게 낯선 내용도 번역자를 괴롭혔다.

수메르어, 아카드어 등 사어(死語)를 우리 발음으로 옮기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언제 출판되느냐”는 주위의 기대는 힘이 됐고 2000년 이뤄진 일본의 번역은 자극이 됐다. 그렇게 해서 책은 번역 시작 6년 만인 올 10월 우리말로 출판됐는데 독자 반응도 좋다.

최 교수는 출판사의 공로를 높게 평가했다. “책 내는 게 생업이겠지만 그래도 참 열심히 하더라”고 말한다. 실제로 번역본은 교열에만 2년이 걸렸다.

편집자는 물론이거니와, 이학사 대표 강동권씨만 해도 원서와 대조해가며 번역본을 세 차례나 읽었다.

이런 어려운 과정을 이해했는지, 프랑스문화성은 2003년 말까지 한글 번역본을 내면 출판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던 약속을 출판사가 지키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1,200만원 정도의 지원금을 주었다.

최종성 교수는 “위기를 겪어도, 위험에 처해도 인간이 희망을 품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룩한 고귀한 문화적 성취를 담은 책”이라고 말했다.

엘리아데 사후 후학들이 낸 제4권은 이번 번역본에 빠져있다.

이에 대해 강동권 대표는 “‘세계종교사상사’를 내면서 출판사 가족이 모두 탈진했기 때문에 시간 여유를 좀 갖고 생각해 보겠다”면서도 “마지막 권도 가급적 출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사진=최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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