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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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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하이브리드

입력
2005.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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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내년에 세계 정상의 자동차 메이커가 된다. 최근 뚜렷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경영 불안에 따른 반사적 이익이 아니다. 이미 가을에 발표한 생산계획에서 GM을 따돌렸다.

100년 남짓한 세계 자동차 역사에 남을 만한 사건이지만 충격은 별로 크지 않은 듯하다. 그만큼 ‘간판방식’으로 불리는 재고관리 기법이나 엄격한 품질관리 등 도요타의 강점이 널리 세상에 알려진 때문이다. 그러나 도요타가 세계 정상에 올라 장기간 그 자리에 머물 것이란 관측의 진정한 근거는 다름아닌 기술이다.

■자동차 성능을 끌어올리고, 연비를 높이고, 소음을 낮추는 등 종래형 자동차 제작기술의 향상이라면 그리 새삼스럽지 않다. 도요타의 미래를 밝히는 것은 종래형 기술이 아닌 미래형 기술이다.

그리고 그 축이 이른바 ‘하이브리드’ 기술이다. 내연기관에만 의존하는 종래형 자동차와 달리 내연기관과 전지를 함께, 또 교대로 동력원으로 쓴다는 점에서 ‘잡종’이란 뜻의 이름이 붙었다. 고성능 전지 개발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역시 엔진과 전지의 역할을 통합ㆍ조정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컴퓨터 제어 기술이다.

■한때 ‘하이브리드’를 연료전지차로 가는 중간기술이라고 소홀히 여겼던 다임러 크라이슬러도 하이브리드 기술로 돌아와 있다. 하이브리드차를 통해 확보 가능한 고도의 컴퓨터 제어기술이 연료전지차의 효율을 높이는 데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흔히 연료전지차를 ‘꿈의 자동차’라고 하지만,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그 자체가 에너지 효율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것은 아니다. 하이브리드 기술과 조합돼야 비로소 극적 효율 향상이 가능함을 도요타의 연료전지ㆍ하이브리드차 ‘FCHV’ 시리즈가 확인시켰다.

■하이브리드차의 대명사인 도요타 ‘프리우스’는 1995년 10월 도쿄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였다. 같은 해 현대자동차도 서울모터쇼에서 하이브리드차 ‘FGV-1’을 선보였다. 시제차 ‘프리우스’와 컨셉트카 ‘FGV-1’의 차이였지만 지금은 성능과 경제성을 뺀, 시판 기준으로만 7년이나 벌어져 있다.

미래형 기술을 중심으로 세계 자동차업계가 재편되리라는 전망은 막 종래형 기술의 정점에 다가서고 있는 국내 메이커에는 작지 않은 부담이다.

다행히 현대자동차의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LS그룹과 LG화학, ㈜로템, ㈜동아일렉콤 등이 잇따라 참여한다는 소식이다. 분야별 기술력을 결집해 눈앞으로 닥친 고비를 넘어야 한다.

황영식 논설위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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