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판문화 창달에 기여한 공로자에게 시상하는 백상특별상 첫 수상자로 선정된 송영만(52) 효형출판 대표 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국제담당 상무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출판계 선후배에게 돌아가야 할 상을 받은 것 같아 송구하다”는 뜻을 연신 밝혔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 주빈국 행사 등과 관련, 그의 활동을 아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올해 처음 제정된 이 뜻 깊은 상의 수상자로 그가 선정된 것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 축구가 좋은 성과를 거두자 출판으로도 세계를 놀라게 해보자는 욕심이 생기더군요.”
2002년 10월 세계 최대의 도서전인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이 개막하던 날, 그는 최태경 당시 출협 부회장과 함께 노이만 도서전 조직위원장을 찾아갔다.
“광복 60년이 되는 2005년, 주빈국이 되고 싶다는 뜻을 전했더니 놀라면서도 반신반의하는 눈치였습니다.” 이듬해 6월 홀거 예링 부위원장을 서울로 초청,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고 마침내 그 해 10월 주빈국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이때부터 마음 고생이 심했다. 종합 문화 행사로 치르자는 주빈국 조직위원회와, 출판을 소외시킨다는 출판계가 마찰을 빚은 것이다.
출협 상무이자 조직위 집행위원이던 그는 양측을 설득하고 중재했다. 전시장에 한국관을 꾸미고 관련 행사를 준비한 것도 그의 몫이었다.
“주빈국 선정, 행사 개최 등 지난 4년의 전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저 밖에 없을 겁니다. 행사가 찬사를 받으며 잘 끝나고 나서야 그 동안 겪었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송 대표를 더 흐뭇하게 하는 것은 한국출판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굵직한 후속 행사들이 줄줄이 계획돼 있다는 것이다.
2008년 국제출판총회가 서울서 개최되며, 2007년 파리도서전과 2009년 볼로냐도서전의 주빈국도 확정적이다. “세계가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 문화를 가다듬고 본격적으로 세계에 알려야 하겠습니다.”
그는 1994년 효형출판을 차리면서 출판계에 뛰어들었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인문, 예술서에 주력해 ‘김병종의 화첩기행’ ‘정조대왕 화성능행 반차도’ 등 히트작도 여럿 냈다.
“책은 너무 무거워도, 가벼워도 안 된다”는 그는 “콘텐츠만 좋으면 출판산업은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사진=조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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