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잖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성을 냈다. 21일 출입기자들과의 송년기자회견장에서 아들 문제가 불거지자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아들 코조 아난 문제를 꺼낸 기자는 런던 타임스의 제임스 본. 그는 “당신의 해명은 사건에 대한 자기식 해석이며, 정말 이해가 안 된다”며 “외교관의 면세혜택을 이용해 아들에게 메르세데스 자동차를 사준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자 평소 외교관 출신 다운 유연한 스타일을 지켜온 아난 총장은 느닷없이 “건방지다”며 “본 기자 당신은 수개월 아니 수년동안 이 방에서 웃자란 학생처럼 굴고 있다”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이어 “당신은 다른 동료나 기자란 직업을 당혹스럽게 만든다”면서 “이런 무례한 행동은 그만두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자”고 했다.
정리될 듯하던 어색한 상황은 유엔주재 특파원 협회장이 본 기자에게 질문권한이 있다고 옹호하면서 좀 더 이어졌다. 본 기자가 차 문제를 재차 질문하자 그는 “차에 강박관념을 가진 것 같은데 정 궁금하면 코조에게 물어봐라, 나는 코조의 대변인이 아니다”라고 했다.
내년 12월 물러나는 아난 총장은 차기 총장감으로 ‘얼굴이 두껍고, 유머감각이 있으며 모든 상황에서 잘 웃고, 세계 정상들과 잘 협력할 인물’을 꼽았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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