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쇼크’의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는 듯하던 코스닥지수가 22일 또 다시 급락했다. 이날 급락의 배경에 대해선 ▦황우석 교수 조사결과 발표 연기 ▦잇따르는 분식회계 스캔들 ▦그 동안의 급등에 따른 조정 등 여러 근거가 제시되고 있다.
일각에선 코스닥 급락을 향후 장세 전망의 재료로 활용하려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최근 대형주 상승률이 중ㆍ소형주의 상승률을 앞지르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닥 급락이 발생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이번 급락을 증시 주도권이 중ㆍ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이동하는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이달 들어 2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는 5.2%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률(4.4%)을 앞질렀다. 반면, 소형주는 0.2% 상승에 그쳤고 중형주는 오히려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1.4% 상승에 그쳤다. 올들어 11월말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소형주가 104.74%, 중형주가 73.55%, 대형주가 34.25% 오른 것과는 정반대 현상이다.
이 같은 대형주 강세현상은 저평가주의 주도권 위축과 실적 위주 장세의 도래(22일자 A20면 참조)라는 흐름과도 맥이 닿아 있다. 코스닥 종목과 중ㆍ소형주에 집중됐던 저평가주들이 이미 상당 정도 오른 상태인 만큼, 이제는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낮았던 대형주들이 각광을 받을 시점이 됐다는 의미다.
키움닷컴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12월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대형주의 수익률이 코스닥이나 중ㆍ소형주의 수익률을 단연 앞지르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뉴욕증시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본격적인 실적장세를 앞두고 대형주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며 “내년을 대비한다면 대형주 중심의 투자전략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연구원도 “플래닛82의 급락과 바이오 테마주의 충격으로 성장 테마형 종목의 강세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며 “무대의 주연이 (대형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황우석 쇼크’ 이후 직접투자의 위험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하루 평균 2,000억~3,000억원대로 급등하고 있는데, 이 자금이 대형 우량주쪽으로 투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중ㆍ소형 개별종목들이 이미 고평가의 영역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저평가 상태인 대형주쪽이 유망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이미 강세를 보이고 있는 금융 자동차 외에 철강 화학 등 기술주와 통신서비스 업종이 상승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연말 실적장세에서 정보기술(IT)주가 단연 부각되고 있다”며 “IT주는 실적개선과 상대적 저평가, 외국인 매수 등 실적랠리를 위한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고 평가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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