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방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여름에 이어 또 한번 해외 여행 인파가 공항으로 몰려들 터이다. 사상 처음으로 해외 여행객 1,000만 명을 돌파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다. 해외 여행이 일반화한 것이다.
이제 해외 여행이 특권은 아닐지 몰라도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있다.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의 유명 제품을 세금을 포함시키지 않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니 시중가에 비해 저렴한 편. 특히 관세가 많이 붙는 양주, 담배, 화장품은 시중가보다 30~50%가량 싸다.
외국에 나가도 면세점은 많지만 한국만큼 싼 면세점을 찾기는 드물다. 대신 한번 구입하면 환불이 불가능하니 충동 구매는 금물이다.
면세점 종류도 많아졌다. 시내 면세점, 공항 면세점, 기내 면세점 등에 이어 인터넷 면세점까지 생겼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면세점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쇼핑이 가능하다는 것. 상황에 맞는 면세점 쇼핑법은 무엇일까.
● 공항 면세점
면세점을 이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탑승 수속, 세관 신고, 보안 신고 등 모든 출국 수속을 마친 뒤 탑승을 앞둔 여행객들이 대기하는 공간을 면세 구역이라고 부른다. 이 곳에 자리한 쇼핑 센터들이 공항 면세점이다.
별도로 시간을 내 시내 면세점을 들를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는 점이 단연 꼽힌다. 현재 롯데 인천 공항 면세점, 한국 관광공사 면세점, DFS서울, AK면세점 등 4개 업체가 운영중이다. 수시로 할인 행사를 하고 있으며, 구매 가격에 따라 사은품도 두둑한 편이다.
그러나 업체가 많다 보니 쇼핑 동선이 길고, 여유 있는 쇼핑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 출국 수속이 길어지면 자칫 면세점 쇼핑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최소한 출국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야 조금은 느긋한 쇼핑을 할 수 있다. AK나 롯데 면세점은 VIP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할인이 가능하니, 미리 카드를 발급 받아두는 것이 좋다.
● 시내 면세점
시내 면세점은 공항 면세점처럼 시간에 구애되지 않고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시중 백화점 못지않은 쾌적한 환경속에서 친절한 직원의 환대까지 받으며 제대로 쇼핑하는 맛을 느낄 수 있다. 물건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고를 수 있으니 뒤늦게 후회할 일도 적다. 게다가 제품 종류도 많은 편.
단골 손님 확보를 위해 VI P카드를 즉석 발급해 주며, 10%가량 할인 받을 수 있다. 구매적립금이 늘어나면 할인폭도 커지는 데다 철 지난 상품은 50~70%까지 파격 세일하는 경우도 있다. 면세점 입장시 여권을 지참해야 한다. 출국편 항공권을 가지고 있거나, 항공편 이름을 알고 있어야 구매가 가능하다.
별도의 매장을 두다 보니 타 면세점이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다. 쇼핑을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 면세점을 들러야 하는 것도 불편한 점. 쇼핑을 한 후 제품을 그 자리에서 가지고 나오지 않고, 출국 수속을 모두 마친 뒤 보세 구역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서 물건을 받아야 하는 것도 번거롭다.
● 인터넷 면세점
IT 강국답게 면세업계에도 온라인 쇼핑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면세점이 등장한 것은 불과 2~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내로라는 업체들이 가세, 치열한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현재 6개 업체가 성업중.
인터넷 면세점의 강점은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데 있다. 시내 면세점에서 10% 가량 할인 받은 가격보다 저렴하다. 시내 면세점에서 물건을 직접 확인한 뒤, 인터넷으로 같은 상품을 구입하는 알뜰 쇼핑족도 늘고 있다.
AK 면세점은 전자 제품 쪽이 강세. 디지털 카메라나 렌즈 등은 용산이나 남대문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싸다. 지난 12일 문을 연 워커힐 면세점은 개점 기념으로 전 품목에 걸쳐 최고 60%까지 할인 행사를 열고 있다.
그러나 모두 좋을 수는 없다. 물건을 눈으로 볼 수 없어, 자신이 원하는 상품과 내용물이 다를 수도 있다는 점. 립스틱이나 향수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어느 정도 검증을 거쳤거나 본인이 잘 알고 있는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는 것은 그래서다. 종류가 다양하지 못한 것도 흠이다.
● 기내 면세점
면세점에서 쇼핑한 물건은 일단 해외로 가져 나갔다가 다시 국내로 들여오는 것이 원칙이다. 구입한 물건을 해외 여행 내내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것은 자칫 고역이 될 수 있다.
기내면세점은 이런 여행객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항공사가 출국하는 기내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돌아오는 항공기에서 받아 갈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건 값도 시내 면세점에 비해 조금 저렴한 편이다. 양주, 향수 등 부피가 크거나 깨지기 쉬운 물건을 구입하려면 기내 면세점이 추천할 만하다.
판매 품목이 한정돼 있는 것은 단점이다. 일본, 중국 등 단거리 노선은 특히 그렇다. 판매목록에 등록돼 있더라도 구매자가 몰릴 경우 구입을 놓칠 수도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 국적기는 그나마 많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외국 항공기는 판매 품목이 훨씬 적은 편. 몇몇 항공기는 아예 면세점을 운영하지 않고 있으니,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꼭 구입해야 할 물건이 있다면 종류가 한정된 기내 면세점 이용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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