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물류허브 주도권 확보를 위해 중국 상하이(上海)가 바다와 하늘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하이는 이달 초 ‘바다 위 항만’ 양산(洋山)항을 개항한데 이어 최근 대대적인 푸둥(浦東)국제공항의 확장 계획을 확정,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경쟁국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상하이시가 16일 발표한 푸둥국제공항 확장계획은 가히 제2의 개항이라고 할 만한 규모이다. 2015년까지 승객과 화물처리 능력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린다. 197억 위안(25억 달러)을 투입해 터미널 4개와 활주로 3개를 새로 짓는다. 이르면 올해 안으로 첫 삽을 뜨고, 2007년까지 48만㎡의 제2 터미널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1999년 개항한 푸둥공항은 지난해 2,100만 명 승객, 180만 톤 화물을 수용했으나 올해는 승객 2,500만 명, 화물 220만 톤을 처리하는 등 고속성장하고 있다. 확장 계획이 마무리되는 2015년에는 6,000만 명 승객과 420만 톤의 화물처리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의 물류 기반시설 확충은 이른바 ‘3항(港) 2망(網) 건설계획’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상하이가 아.태지역의 무역.금융.국제경제.물류의 4대 중심으로 부상하기 위한 기본 전략이다. ‘3항 건설’은 정보항과 최근 개항한 양산항, 그리고 푸둥공항 확장사업을, ‘2망 구축’은 고속도로망과 철도교통망 건설을 말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10일 개항한 양산항이 동북아 해상 물류의 무게 중심을 옮겨놓을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규모로 문을 열었으나, 이는 최종목표의 10분의1에 불과한 수준이다.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항을 목표로 60억 달러를 쏟아붓는 프로젝트로, 모든 공사가 완료되는 2020년에는 총 50개 선석에 연간 1,800만 TEU(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를 세는 단위)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현재 부산항(1,150만 TEU)과 비교하면 처리능력이 60% 정도 더 클 전망이다.
중국은 최근 무서운 속도로 세계 해상 물류의 중심으로 파고들고 있다. 전통적으로 해상 물류 동선은 유럽-싱가포르-홍콩-대만(가오슝)-한국(부산ㆍ광양)-일본(고베ㆍ요코하마)-북미 항로였으나, 2000년대 들어 상하이와 선전이 급부상하며 부산을 세계 3위에서 밀어냈다.
2004년 컨테이너 선적처리물량은 홍콩 1위, 싱가포르 2위, 상하이 3위, 선전 4위, 부산 5위를 각각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양산항의 개항으로 이 같은 판도도 조만간 급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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