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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造船 세계1위, 잘 나갈 때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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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造船 세계1위, 잘 나갈 때 경계해야

입력
2005.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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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이 올들어 수주잔량(주문받은 물량 중 건조되고 남은 일감) 기준으로 세계 톱10에 7개사나 포함돼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7년째 지켰다고 한다.

세밑에 듣는 반가운 소식에 뿌듯함을 느끼면서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의 노력과 정부의 역할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게 된다. 승자독식의 무한경쟁을 벌이는 글로벌 마켓에서는 ‘가장 잘 나갈 때가 가장 경계할 때’라는 경구를 되새기자는 것이다.

세계 조선ㆍ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영국 클락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잔량 1위부터 5위까지 휩쓸었으며 한진중공업과 STX는 7, 8위에 각각 랭크됐다.

이들 7개사의 비중은 전세계 수주잔량의 30%를 웃돈다. 반면 영국 네덜란드의 쇠락을 틈타 60~70년대 조선업계를 지배했던 일본은 미쓰비시중공업과 츠네이시선박이 6위와 9위를 차지해 체면치레하는데 그쳤고, 중국은 대련조선만 10위에 진입했다.

조선업계는 우리가 세계적 비교우위를 지켜올 수 있었던 비결로 남보다 한발 앞선 시장 판단과 공법 혁신 등을 꼽는다. 또 대형선박을 넘어 중형선박 시장까지 석권한 것에도 의미를 두며 현재의 고부가가치 기술력과 생산성을 유지한다면 독주체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전통산업의 대명사처럼 여겨져온 조선이 디지털시대의 첨단화 추세와 융합하면서 새롭게 자리매김한 것에도 눈길이 간다.

그러나 오늘의 1등은 내일의 1등을 위한 지표일 뿐, 결코 안전판이 아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사장은 최근 “미국과 일본 등 세계 반도체 업계가 ‘타도 한국’을 외치는 것을 보면 자부심을 갖기에 앞서 이를 과연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위기감이 든다”고 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GM의 몰락과 도요타의 비상은 지금 우리가 보는 현실이다. 정부든 기업이든 실적을 자화자찬하는 그 순간, 넓고 긴 쇠락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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