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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찰대 이상한 여성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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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찰대 이상한 여성쿼터

입력
2005.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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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경찰대 지원을 생각하는 한 여고생이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기사(22일자 A8면)를 보니 경찰대 정원 120명 중 여학생은 고작 10%(12명)만 뽑던데 사법시험에서 여성 비율을 제한한다는 얘긴 들어본 적이 없다”는 불만이 담겨 있었다.

2006학년도 경찰대 입시에서 여학생 경쟁률은 남학생(36.4대 1)의 2배에 육박하는 70.3대 1이었다. 그러니 여학생 쿼터에 대한 여성 지원자의 불만은 당연하다.

경찰대가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라는 점에서 “그럼 여성은 세금의 10%만 내느냐”는 말도 나온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많아지고 있는 시대적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올해 사시에서 여성 합격자 비율은 32%, 행정고시는 44%를 기록했다.

경찰대는 “여성이 감내하기 힘든 경찰업무의 특수성과 인사관리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이런 얘기도 들린다. “사건현장에 여경과 출동하면 남자 경찰관이 범인 검거도 못하고 여경을 보호하는 일에 바쁘다.”

하지만 경찰 조직에서 여경이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도 많다. 최근 개소 100일을 맞은 ‘학교ㆍ여성폭력 피해자 원스톱 센터’는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는 여경들 덕분에 성과를 일궜다.

서울 양천경찰서 박미옥 경위처럼 올해 첫 선발한 강력사건 담당 전문수사관에 뽑힌 여경도 있다. 경찰업무의 특수성 때문이라면 시험 과정에서 그 특수성을 검증하면 될 뿐, 여성 합격자를 비율로 제한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경찰대는 1989년(9기) 여학생 5명을 뽑은 이래 97년 12명으로 늘렸다. 이번 입시에서 여학생 쿼터를 무시했을 경우에도 더 뽑히는 여학생은 몇 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제 좁은 문을 활짝 열 때가 됐다. 괜한 오해를 받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고찬유 사회부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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