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터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 축구팬들이 학수고대하던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을 신고하며 포효했다.
박지성은 21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05~06 칼링컵 8강 버밍엄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5분 강력한 왼발 슛으로 네트를 흔들어 팀의 3-1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 6월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에서 맨체스터로 이적한 이후 25경기, 133일만에 뽑아낸 감격적인 첫 골이다. 물론 7월26일 맨체스터의 아시아투어 2차전 베이징 셴다이와의 친선 경기에서 첫골을 뽑아냈지만 당시는 비공식 경기였다.
박지성이 골맛을 본 칼링컵은 1960~61시즌부터 시작된 잉글랜드 리그컵으로 아마추어까지 참가할 수 있는 FA컵과 달리, 1부리그(프리미어리그)부터 4부리그(디비전2) 소속 팀까지 출전한다. 맨체스터는 1991~92 시즌 한 차례 칼링컵 정상에 올랐다.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 초반부터 특유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전반 36분 루이 사하의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오른발 강슛을 날렸으나 왼쪽 골대를 빗나갔다.
선제골은 박지성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 1분 박지성의 패스를 받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골문 왼쪽으로 달려들던 사하에게 크로스를 연결해 줬고, 사하는 오른발로 방향을 바꿔 기세를 올렸다. 박지성은 4분 뒤 스스로 작품을 만들어냈다. 헤딩 백패스로 볼을 사하에게 건네준 뒤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다시 이어받은 박지성은 원 터치한 뒤 수비수 한명을 제치면서 왼발 강슛을 날렸고, 볼은 상대 골키퍼가 손쓸 틈도 없이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 퍼거슨 감독 "대단한 골"
퍼거슨 감독은 경기후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골을 넣을 만한 선수이고 또 대단한 골을 터트렸다”고 기뻐했다.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박지성에게 팀내 최고 평점인 8점을 부여했다. 박지성으로서는 이제 잉글랜드 정규리그 데뷔골만 남겨놓은 셈이 됐다.
맨체스터는 26일과 29일 각각 웨스트브롬위치와 버밍엄 시티를 상대로 정규리그 18, 19차전을 치른다. 칼링컵 준결승전 1, 2차전은 1월 12일과 26일 예정돼 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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