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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교간 교류로 따뜻해지는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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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교간 교류로 따뜻해지는 연말

입력
2005.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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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을 앞 두고 서울 성북동 길상사 일주문에 ‘성탄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무소유’의 법정 스님이 세운 이 절은 근처 성북동성당과 덕수교회 등에도 성탄축하 화분을 보낼 예정이다.

거꾸로 지난 5월 석탄일의 ‘길상 음악회’에는 가톨릭의 김수환 추기경이 방문해 3,000여 불교 신자가 기뻐했다. 또 불교식 ‘발원문’ 대신 이해인 수녀가 보내온 시 ‘부처님 오신 날’이 낭송되어 양 종교 신자들이 따뜻한 마음을 나누었다.

길상사 뿐 아니다. 근년 들어 종교 간 교류와 공식 축하행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서울 조계사 앞에는 ‘아기 예수님 탄생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렸고, 대구 고산성당과 은적사 신자들은 2년 전부터 석탄일과 성탄절에 서로를 방문해 축하해 오고 있다.

이번 성탄절에는 불교ㆍ가톨릭 연합 합창단이 캐럴과 찬불가를 번갈아 부를 예정이다. 원불교 원음방송은 24일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합니다’라는 특집방송을 내보낸다.

우리나라 종교별 신자는 불교와 개신교, 가톨릭이 가장 많고, 유교ㆍ천도교ㆍ원불교ㆍ대종교 등에 폭 넓게 나뉘어 있다. 그러나 몇년 전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교정에 세워진 단군 조각들이 종교적 이유로 훼손 당했다. 또한 거리의 육교 위에 타 종교를 비방하는 볼썽사나운 현수막이 공공연히 내걸려 사회를 긴장 시켰다.

종교적 이유로 많은 국제분쟁이 발생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외국인 노동자 유입과 국제결혼의 급격한 증가로 다른 종교와 관습이 빠르게 얽혀 들고 있다. 석탄일과 성탄절 등을 서로 축하하는 것은, 타인을 이해하고 타 종교를 포용하는 사회로 성숙해 가는 신호다. 특히 이웃에 대한 배려와 타인에의 관심이 소중해지는 세밑에, 활발한 종교적 교류가 모두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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