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 자연을 복원한 ‘청계천’이 올해 최고 히트상품으로 조사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1일 연구소 사이트(www.seri.org) 회원 1만1,406명을 대상으로 ‘2005년 히트상품’을 설문 조사한 결과, 청계천이 성별과 연령 지역 등 응답자 특성에 관계 없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상품’을 일반 대중이 돈이나 시간을 들여 소비할 수 있는 제품 및 서비스, 시설을 총칭하는 것으로 정의했고 언론매체 및 유통업체 선정 히트상품 목록 등을 종합해 모두 60개 상품을 후보군으로 제시했다.
2위는 치열한 경쟁이 필요 없는 미개척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을 소개한 경영서적 ‘블루오션 전략’이 뽑혔으며, 언제 어디서나 TV를 볼 수 있는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이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주식형 간접투자상품 ▦이종격투기 K-1 ▦억척녀 주인공 드라마(금순이ㆍ삼순이ㆍ맹순이) ▦카트라이더(온라인 경주게임) ▦내비게이션 ▦영화 ‘웰컴투동막골’ ▦블로그 등이 4~10위를 기록했다.
연구소는 올해의 히트상품은 대체로 소비자들의 ‘경제적 불안감과 스트레스 증가’ 및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의 일상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침체와 고용불안 등 일상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비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재미(fun)를 찾아 나섰고, 청계천과 K-1, 카트라이더 등은 이 같은 욕구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청계천은 10월 1일 일반에 공개된 지 이틀 만에 100만 명이 찾는 등 산책은 물론 인근에서 영화와 쇼핑 등 다양한 재미를 맛볼 수 있는 생활형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또 DMB폰과 지리정보는 물론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네티즌들의 새로운 네트워크 채널로 떠오른 ‘블로그’의 인기는 디지털 생활양식의 일상화가 더욱 진전됐다는 의미로 풀이했다.
정치ㆍ경제ㆍ사회적 불안이 가중되면서 ‘이상향을 희구’하는 경향도 강하게 나타났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블루오션 전략과 평화ㆍ온정을 주제로 한 웰컴투동막골은 이상향을 동경하는 대중 심리에 호응했다는 해석이다.
반면 ‘수익+안정’형 금융상품인 주식형 간접투자상품과 삼순이 등 억척녀를 주인공으로 한 TV드라마의 인기는 어려운 상황을 직시하는 대중들의 냉철한 현식인식이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여성들은 과거 공주풍의 캐릭터와 달리 직설적인 말투와 소박한 제스처 등 솔직하고 생활력 강한 이미지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억척녀 드라마를 2위에 꼽아 눈길을 끌었다.
이종수 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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