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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남' 브로커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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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남' 브로커尹

입력
2005.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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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브로커 윤상림(53ㆍ구속 기소)씨의 엽기 행각이 피해자 진술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각종 게이트의 주역과 대기업 중역, 경찰 간부까지 검경 인맥을 자신의 배경으로 과시해온 그의 손에 여지없이 놀아나 수사팀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윤씨에게 수천만원을 뜯긴 진승현씨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진씨가 벤처업계에서 한창 뜨고 있던 무렵인 1999년 공무원의 소개로 만나 자주 내기 골프를 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의 추억은 그리 아름답지 못했다.

진씨는 검찰 조사에서 “윤씨는 내기 골프 도중 돈을 잃으면 캐디에게 욕설을 하고 화난 표시로 맨발로 라운딩을 했다”면서 “한번은 공을 찾으러 간다며 숲으로 갔다가 손에 피를 묻히고 나오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상대방이 내기에서 돈을 따면 안되게끔 했다는 것이다.

2003년 형집행정지로 대형병원 특실에 입원 중이던 진씨는 “엉터리로 형집행정지 받은 것 다 안다. 다시 집어넣겠다”는 윤씨의 협박에 시달리다 돈을 내줬다.

또 최규선 게이트를 촉발시켰던 송재빈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전 대표도 윤씨와 10여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지만 “보유 중인 TPI 주식이 폭락했으니 손해를 보전해달라”는 반(半) 협박에 못 이겨 2억여원을 줬다.

윤씨에게 징계무마 및 인사청탁을 부탁하며 3,000만원을 준 경정급 경찰간부는 발렌타인 21년산 양주를 선물했다가 싸구려 양주라며 퇴짜를 맞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로 체포된 지 꼭 1개월이 됐지만 윤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심지어 거짓 해명도 일삼고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그는 서울구치소 내에서 H건설 협박사건의 공범을 회유한 것으로 드러나 영등포구치소로 쫓겨간 뒤에도 “시설이 낙후됐다” “TV도 하나 놓아달라” 등 불만을 늘어놓고 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윤씨가 조만간 풀려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혐의가 새로 나오는 대로 계속 추가 기소해 윤씨의 기를 꺾고 기필코 배후세력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윤씨가 지난해 12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강원랜드에서 사용한 1,000만원권 수표 90여장을 추가로 찾아내 윤씨의 여죄를 추적 중이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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