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인치 이상 대형 TV시장 왕좌의 주인은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일까, 액정화면(LCD) TV일까.
시장에서 이젠 식상할 수도 있는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 달 초 40인치대 LCD TV 가격을 일제히 내리면서 야기된 LCD TV 수요 폭증이 발단이 됐다.
하이마트, 테크노마트, 전자랜드 등 전자제품 유통업체에 따르면 지난 달까지 40인치대 평판 디지털TV 판매 비중의 10%가량을 차지했던 LCD TV의 판매량이 이 달 들어 40% 가량큰 폭으로 증가했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판매 비중에서 PDP TV에 뒤져있던 LCD TV가 이 달 들어 10% 가량 앞서기 시작했다는 잠정 집계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일 40인치대 LCD TV 가격을 일제히 10%~26% 내렸다. 이 때문에 50만~100만원 하던 40인치대 PDP TV와 LCD TV의 가격차이가 사라졌다. PDP TV의 강점이 사라진 것이다.
40인치 이상 세계 TV시장에서 2004년 4분기 2만3,600만대가 판매된 LCD TV가 올해 3분기에는 13만6,000대가 팔려 무려 476%나 증가한 것도 LCD TV의 기세를 말해준다. 같은 기간 PDP TV의 성장률은 59%였다.
LCD TV 업계는 내년 상반기에 LG필립스LCD의 파주 7세대 라인이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 LCD TV 가격이 더 내려가 LCD TV의 40인치대 TV시장 장악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PDP TV 업계는 40인치대 시장에서 LCD TV가 앞서기 시작했다는 지적에 발끈하고 있다. 이는 LCD TV 가격 하락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이며, 전체 판매 비중을 보면 LCD TV는 PDP TV에 비해 여전히 ‘새발의 피’ 수준이라는 것이다.
실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PDP와 LCD TV를 합친 37인치 이상 국내 평판 TV시장(약 23만대)에서 PDP TV가 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다. 42인치 이상 PDP TV의 판매량도 내년에 37만대로 추산돼 6만대 수준으로 예상되는 37인치 이상 LCD TV를 훨씬 앞설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의 3분기 보고서는 40인치 이상 세계 PDP TV 시장 규모는 내년에 758만대, LCD TV는 141만대로 예상하고, 2009년에는 PDP TV 1,436만대, LCD TV 801만대로 PDP TV가 대형 TV시장의 주도권을 계속 지켜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하락으로 대형 LCD TV 수요가 늘고 있지만 TV 제조원가에서 패널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PDP TV도 내년에는 본격적인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며 “당분간 PDP TV가 우세한 가운데 40인치대 TV시장을 둘러싼 양측의 쟁탈전이 뜨거워지면서 소비자들은 양질의 TV를 보다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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