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식 한나산부인과 원장이 1~2월 황우석 교수팀에 난자를 제공했다는 발언은 1월 오염사고 후 황 교수가 줄기세포 연구를 수행했다는 정황을 뒷받침해준다.
하지만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도 이날 당초 알려진 것보다 휠씬 많은 900개의 난자를 황 교수팀에 제공했다고 밝혀 줄기세포가 실제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논문의 성과를 퇴색시키고 있다.
SBS에 따르면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저자인 장상식 원장은 “황 교수의 요청을 받고 1~2월 11~12명으로부터 각 15~20개씩 200개 이상의 난자를 채취해 넘겨줬다”고 밝혔다.
장 원장은 또 “한 대학에서도 2~3명 정도에게서 난자를 채취해 연구팀에 넘긴 걸로 안다”면서 “한양대 기관윤리위원회(IRB)의 검증을 거쳐 기증자를 소개받았기 때문에 불법은 없었다”고 밝혔다.
SBS는 한양대 IRB도 난자가 합법적으로 제공됐다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양대 IRB는 2004년 황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 연구에 대해서도 난자 기증자에게 보상금이 지급된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었다.
장 원장은 또 “1월 중순께 난자를 가지고 서울대 연구실을 직접 찾아갔을 때 핵치환과 전기충격 작업을 직접 눈으로 봤으며 사흘이 지나 줄기세포를 뽑기 직전인 배반포 단계까지 간 것도 눈으로 확인했다”면서 “줄기세포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 존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장 원장의 말은 1월 오염사고 이후 6개 줄기세포를 새로 만들었다는 황 교수의 주장을 일부 뒷받침하는 것이긴 하지만 줄기세포가 실제 만들어졌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 추출 직후 미즈메디 줄기세포로 바꿔치기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배반포 배아의 존재가 아니라 배반포 배아에서 줄기세포가 추출됐는지 여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한편 MBC와 KBS에 따르면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지난해 말까지 65명의 여성으로부터 900개가 넘는 난자를 채취해 황 교수팀에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는 185개의 난자에서 11개의 줄기세포주를 확립했다는 사이언스 논문의 난자 숫자보다 몇 배나 많은 것이다.
이는 11개의 줄기세포가 만들어진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효율은 크게 떨어진다는 의미가 된다. 황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이 세계적 업적으로 평가받은 이유는 17개 난자에서 하나의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줄기세포 배양 효율이 높아 임상에 적용하는 실용성이 확보됐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황 교수팀이 노 이사장과 장 원장으로부터 1,000개가 넘는 난자를 제공받아 연구에 썼다면 줄기세포를 11개 만들었다 하더라도 연구의 의미가 본질적으로 퇴색하는 셈이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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