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는 물리적 거리와 공간의 축소를 위한 끝없는 투쟁이었다. 선박과 비행기의 등장은 물리적 거리를 극복했다. 여기에 통신기술의 발달이 한 몫 거들고 있다. 이역만리에 있는 친구와 실시간 통화가 가능하고, 지구 반대 편에서 열리는 축구 경기를 안방에서 관람할 수 있게 됐다. 급기야 물리적 공간과 전자신호 및 네트워크로 구성된 전자공간이 만나 사이버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인터넷쇼핑, 인터넷뱅킹, 인터넷카페 등을 통해 일상 생활이 전자공간 속으로 들어가더니 이제는 u-아파트, u-시티 등 전자공간이 일상의 물리 공간으로 나오고 있다. 큰 건물과 교량의 안전상태가 실시간으로 관리되고 개인의 건강 상태를 매일 아침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직장에서 유치원에 있는 아이들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재난ㆍ재해 등 위험한 상황에서 나의 위치를 정확히 통보할 수 있게 됐다. 전 국토가 지능화하고 온갖 사물이 네트워크화 하는 것이다.
반면 편리성의 이면에는 개인정보 오ㆍ남용의 폐해와 사생활 침해 등 역기능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역기능 때문에 변화와 발전을 거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바람직한 사회 변화를 이끌어가기 위한 국민 모두의 열정이 필요하다.
시공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인류 역사를 바라본다면 후세의 역사가들은 인터넷과 전자공간의 등장을 새로운 역사의 기축으로 삼을지 모를 일이다. 이러한 변화를 앞서 선도하고 있는 우리 민족이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책임 또한 막중하다. 모든 문화와 기술의 기본 방향은 인류의 행복과 번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열심히 달려온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다시 한번 목표를 새롭게 확인하고 힘차게 달려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송관호 한국인터넷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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