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19일에도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을 압박했다.
노 이사장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미즈메디병원에서 만든 수정란 배아줄기세포가 두 차례에 걸쳐 황 교수팀에 공식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황 교수팀이 만든 줄기세포가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가 아니라 미즈메디의 수정란(냉동 잉여) 배아줄기세포일 수 있다는 의혹을 더 강하게 뒷받침해주는 것이다.
노 이사장은 “기록을 찾아보니 황 교수팀이 지난해 7월과 올 1월 두 차례 미즈메디병원이 자체 배양한 수정란 배아줄기세포 1번 라인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황 교수팀이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를 가져간 것은 황 교수의 직접 요청으로 이뤄졌다”며 “줄기세포를 가져간 것은 황 교수팀의 자체연구와 외국 연구팀 전달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 교수팀도 “미즈메디병원에서 가져 온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는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배양법을 익히기 위한 실험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를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로 바꿔치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즈메디병원은 지금까지 수정란을 이용해 모두 15개(1~15번)의 줄기세포주를 만들었는데 이 중 1, 4, 6번은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을 통해 국내 60여개 연구소에 보급돼 있다. 이 가운데 노 이사장이 언급한 1번 줄기세포는 미즈메디병원이 처음 만든 것으로, 현재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등록돼 있다.
노 이사장은 “1번 줄기세포는 각서를 쓰고 가져갔기 때문에 확인할 수 있었다”며 “황 교수가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다른 미즈메디병원 줄기세포도 현재 많이 퍼져 있는 4번이나 6번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4, 6번 줄기세포를 가지고 있던 윤현수 한양대 의대 교수가 황 교수팀에 이들 줄기세포를 직접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노 이사장은 현재 보관 중인 황 교수팀의 2, 3번 줄기세포 대해 “현재 거의 해동이 완료된 상태”라며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요청이 있으면 검증을 의뢰하거나 자체 검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황 교수팀의 2, 3번 줄기세포를 복제해 냉동보관해 온 50여개의 세포 중 2번과 3번 1개씩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황 교수팀이 우리에게 맡긴 2번 줄기세포는 미즈메디병원의 4번 줄기세포와 같은 것으로 보인다”며 “하나 남은 3번 줄기세포도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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