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6차 각료회의가 열린 홍콩에서 한국인 시위대 700여 명이 무더기로 현지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이날 연행자들의 조기 석방을 위한 교섭에 들어갔으며, 19일에는 이규형 제2차관이 이해찬 국무총리 지시로 홍콩을 긴급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홍콩 당국은 연행 시위대 가운데 여성 참가자 172명을 18일 밤 모두 석방됐다.
그러나 홍콩 사법당국은 불법행위의 증거가 뚜렷한 가담자에 대해선 사법처리 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홍콩 도널드 창 행정수반은 이날 “48시간 이내에 관련자들을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태는 17일 홍콩에서 시위를 벌이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민주노총 소속 농민ㆍ노동자 1,200여 명이 당초 합의를 깨고 WTO 각료회의장인 컨벤션센터 진입을 시도하며 홍콩 경찰과 충돌하는 바람에 일어났다. 시위대는 죽봉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다 10여 시간 만인 18일 새벽 700여 명이 연행돼 카이탁(啓德) 경찰서 등에 분산 수용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홍콩 경찰 17명을 포함, 84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연행자에 대한 공평무사한 조사 및 조기 석방, 안전한 귀국 협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편 WTO 각료회의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서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이날 폐막했다.
각국 대표단은 농업 수출보조금의 폐지 시한을 당초 2010년에서 2013년으로 변경하는데 합의했으나, 특별 품목제도 도입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2006년 말까지 협상을 계속키로 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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