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랠리를 예상한다면 투자 시점을 언제로 잡는 것이 좋을까. 증시 활황이 계속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연말과 연초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언제 투자해야 연말랠리의 수혜를 최대한 누릴 수 있을 지에 대해선 누구도 선뜻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황우석 쇼크’라는 악재의 소멸시점이 미지수인데다가 미국의 ‘산타랠리’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크리스마스 직전보다는 연초랠리를 겨냥하라는 과감한 분석이 제기됐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원은 19일 “과거 주가 동향을 분석해 볼 때 ‘산타랠리’보다는 ‘연초랠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산타랠리는 말 그대로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증시가 단기 상승하는 현상. 미국에서 크리스마스 직전, 보너스 지급과 선물 수요의 증가로 기업들의 매출과 주가가 동시 상승하면서 발생한다.
실제 동양종금증권이 1999년 이후 지난해까지 크리스마스 전후 미국 S&P500지수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크리스마스 5일 전 0.7%, 3일 전 0.1%, 3일 후 0.6%의 주가 상승이 이뤄졌다. 크리스마스 5일 후에는 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산타랠리가 크리스마스 전후에 집중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코스피지수 흐름은 미국과 다소 차이가 난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평균적으로 크리스마스 5일 전 _1.2%, 3일 전 _1.6%로 오히려 하락했다. 크리스마스가 주가 상승의 호재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면, 크리스마스 3일 후에는 2.3%, 5일 후에는 4.8%의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 국내 증시에선 산타랠리보다 연초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형 수익증권의 유ㆍ출입 동향은 증시 상황에 따라 차이가 뚜렷했다. 증시가 주춤했던 2002년과 2004년에는 자금 순유출이 발생하거나 별 다른 반응이 없었으나, 증시가 호조를 보였던 2000, 2001, 2003년의 경우 연말에 소폭 빠져나간 자금이 이듬해 초 강하게 유입됐다. 고객예탁금도 2004년을 제외하곤 크리스마스 전후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가 연초 이후 재상승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약세장에서 순매도, 강세장에선 순매수 패턴을 보였는데, 외국인의 경우 대체로 연말보다 연초에 순매수 폭을 넓혔다.
결론적으로 국내 증시에서는 산타랠리보다 연초 강세장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았다는 게 동양종금증권의 분석이다. 김주형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국내 증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약세를 보이고 주식자금 증가세도 주춤해지는 경향을 보였다”며 “연말 연초 강세장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투자 시점을 이번주보다는 다음주로 미루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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