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시작으로 미국, 인도, 동아시아 등 북반구 곳곳에 차례로 기록적 강추위가 몰아치고 있다. 엘니뇨 현상 으로 거의 매년 이상난동을 경험한 북반구의 한파는 북극 지역의 찬 공기가 예년보다 넓게 확장했기 때문이다.
한파가 역설적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빚어졌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빙하가 녹으면서 해류의 흐름을 바꿔 놓은 것이 기상이변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100년 이래 10번째로 추운 12월이 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2주째 추위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까지 4개의 겨울 폭풍이 동부와 서부에서 발생했고, 북쪽에서 한파가 밀려오고 있다. 동부 등지의 이 달 온도는 예년보다 평균 5도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기상정보 회사 아큐웨더(AccuWeather)는 1800년대 말 이래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추위가 될 것이라며 12월 내내 한파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1월은 다소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인도에선 북부와 북서지역의 한파로 17일까지 수십 명이 동사하는 등 피해가 늘고 있다. 인도 북부 우타르 프라데쉬주에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최소 36명이 숨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기온은 평년보다 4도 가량 낮은 섭씨 1~6도를 보이고 있다. 인도의 한파는 겨울철 바람 패턴이 바뀌어 히말라야 등지에서 찬 공기가 유입된 탓으로 기상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에 앞서 11월 한차례 한파가 지나간 유럽은 방한용품 매출증가로 소비증가율이 올라갈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멕시코 만류(난류) 유입이 현저히 줄어들어 유럽에 빙하기가 올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영국을 비롯, 북위 50도 위쪽에 위치하는 북유럽은 멕시코 난류 덕분에 위도에 비해 따뜻한 기후를 보여왔다. BBC는 이 난류가 유럽지역에 100만개의 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것과 같은 열을 제공한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네이처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대서양으로 향하는 멕시코 난류의 흐름이 약화하고 있다. 멕시코 난류의 하나는 북대서양으로 흐르다가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주변에서 차가워지면서 해저 밑 수백~수천㎙로 내려간 다음 멕시코만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1957~2004년의 약 50년간 해저로 환류하는 멕시코 난류가 30%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빙하가 녹으면서 바닷물의 염도가 낮아졌고, 이 바람에 차가워진 바닷물이 해저로 내려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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