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가 이른바 명문대에 진학하는 고교 졸업생과 출신 고교에 거액의 장학금과 장려금을 지급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수시는 19일 관내 고교 3학년생 중 내년도에 서울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1,50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출신 고교에는 장려금 800만원씩을 지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여수시는 또 연세대 고려대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원에 입학하는 학생과 출신학교에도 각각 장학금 900만원과 장려금 500만원을 지급할 방침이다. 시는 이를 위해 예산 5억1,000만원(30명분)을 확보했으며, 학생들의 진학이 확정되는 내년 2월 집행할 계획이다.
여수시는 이와 함께 학교성적 상위 2.3% 내에 있는 관내 중학교 3학년 학생 가운데 여수지역 내 고교로 진학을 결정한 56명에게 장학금 300만원씩을 지급하고 출신학교에는 진학 장려금 150만원씩을 주기로 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우수 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경쟁력 있는 인재를 육성하기 힘들다”며 “명문대 진학생 장학금 지원책은 우수 인재 확보는 물론 여수의 이미지 제고 효과가 있다고 판단돼 시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와 교육단체는 자치단체가 명문대 진학생들에게 거액의 장학금을 주는 것은 대학은 물론 중ㆍ고교의 서열화를 부추기고 지방대학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관계자는 “학생의 명문대 진학으로 지역 이미지를 높이겠다는 발상도 문제지만, 지자체가 교육 서열화를 조장해서야 되겠느냐”며 “공부 잘하는 소수 학생이 아닌 공부 못하는 다수의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제도로 학력 격차를 줄이는 교육시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수=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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