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은행이 국내 1,51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3ㆍ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매출액경상이익률(경상이익/매출액)은 8.4%로 2분기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1,000원 어치를 팔아 84원을 벌었다는 얘기이다.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도 7.6%에서 8.0%로 높아졌다.
그러나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의 명암은 크게 엇갈린다. 제조업종 중에서 수출기업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이 5.6%에서 6.9%, 매출액경상이익률이 7.2%에서 7.7%로 상승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원화가치 하락)하면서 수출 증가세가 큰 폭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수기업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이 10.0%에서 8.5%로, 매출액경상이익률이 10.6%에서 8.9%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내수회복도 더디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매출액 기준 30대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8.4%에서 8.9%로 올라간 반면, 30대 이외 기업들은 5.9%에서 5.2%로 떨어졌다.
특히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20% 이상인 고수익 업체의 비중은 7.6%로 전분기보다 0.7%포인트 떨어졌지만 경상이익 적자업체 비중은 2.3%포인트나 오른 32.2%에 달했다. 100개 기업 중 32개가 경상이익 적자인 셈이다. 적자기업 비중은 2003년 3ㆍ4분기(35.1%) 이후 최고치이다.
이 같은 기업간 수익성 양극화는 앞으로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기업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매출액증가율을 보면, 수출기업은 2분기 -2.1%에서 3분기에 2.1%로 개선된 반면, 내수기업은 7.6%에서 7.4%로 하락했다. 또 30대 기업은 1.3%에서 5.3%로 높아졌으나, 30대이외 기업은 2분기와 동일한 2.5%에 머물렀다.
한편 대부분 기업들이 투자 확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의 투자동향을 보여주는 총자산 대비 유형자산의 비중은 2분기 41.3%에서 40.9%로 낮아진 반면, 총자산 대비 현금 비중은 8.6% 수준을 계속 유지했다.
돈을 벌어도 부채비율을 낮추거나 현금으로 가지고 있으려고 하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는 않으려 한다는 얘기이다. 실제 3분기 국내기업의 부채비율은 2분기보다 2.8% 하락한 90.2%로 나타났고, 차입금 의존도도 전분기보다 0.1%포인트 하락한 23.6%였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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