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에는 79세로 타계한 미 심야 토크 쇼의 황제 자니 카슨이 올랐다. NBC방송 ‘투나잇쇼’를 30년간 진행한 그는 세련된 유머와 화술로 미국인을 울리고 웃긴 만능 연예인이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85세로 선종했다. 재위 26년 6개월 동안 세계를 누비며 관용과 평화의 정신을 실천했다. 낮은 곳으로 임한 그에 대한 시성(諡聖)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식물인간 테리 시아보는 16년 만에 잠들었다. 안락사 논쟁 속에 연방대법원은 ‘급식튜브를 제거해달라’는 남편의 손을 들어주었다. 부검 결과 그는 뇌 손상이 심각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솔 벨로도 세상을 등졌다. 윌리엄 포크너와 20세기 미국 문학을 지탱한 작가로 평가된다. 현대인의 불안과 문화적 충돌을 파헤쳤다는 찬사와 그와 상반된 비판을 받았다.
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 총서기는 톈안먼(天安門) 사태 유혈진압을 반대한 이유로 숙청된지 16년 만에 숨졌다. 동반 실각한 후야오방(胡耀邦)과 함께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미 흑인 인종차별 철폐를 이끌어낸 버스승차 거부운동의 주도자 로자 팍스, 33년간 보수성향 판결을 이끈 윌리엄 렌퀴스트 전 연방대법원장, 전 ABC의 간판 앵커 피터 제닝스도 유명을 달리했다.
삶에 허우적 거리는 보통 사람의 전형을 창조한 ‘세일즈맨의 죽음’의 작가 아서 밀러, 그레이스 켈리의 남편인 모나코 왕 레니에 3세, O.J. 심슨의 ‘세기의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아낸 변호사 조니 코크런, ‘졸업’ ‘기적은 사랑과 함께’의 여우 앤 반크로프트도 세상을 떠났다.
미 괴짜작가 헌터 톰슨은 권총자살 했다. 이밖에 ‘전쟁은 군인이 아니라 정치인이 시작한다’는 말을 남긴 군인 윌리암 웨스트모렐, 건축가 필립 존슨, 쿠바 가수 이브라힘 페러, 코미디언 리차드 프라이어, 전 상원의원 유진 매카시, R&B 보컬리스트 루더 반드로스 등도 올해의 진 별에 포함됐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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