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돌연 미국으로 연수를 떠났던 대웅제약 윤재승(43) 사장이 최근 귀국했다. 윤 사장은 미국 캘리포니아 페퍼다인 대학 로스쿨이 마련한 국제협상 관련 연수 프로그램을 1학기 동안 수강했다.
그는 지난 4일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글로벌 제약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비전과 구상을 언급해 5개월 동안의 해외연수 기간중 천착했던 사안을 짐작케 했다. 이로써 윤 사장의 갑작스런 연수 명목의 출국으로 인해 불거졌던 부친(윤영환 대웅그룹 회장)과의 불화설 등 세간의 억측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윤 사장은 최근 귀국후 가진 임직원들과의 만남에서 “연수 본과정을 이수하면서, 미국에 대한 실질적인 지식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경험을 얻었다”며 “그동안 어떻게 하면 대웅제약의 세계화를 이룰지 고민했으며, 이제는 확실히 정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세계 50대 제약회사를 목표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세계화 품목을 10개 이상 육성, 개발하는 한편 동남아시아 지역을 거점으로 잠재 시장을 개척하는 등 해외사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 직원들에 대한 지원 육성에 힘써 일할 맛 나는 회사,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갖춘 회사로 가꿔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윤 사장이 미국에 머물려 이수한 ‘소송외적 분쟁해결 인증’(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certification) 코스는 회사간 제휴 및 분쟁을 법률적 소송을 거치지 않고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로스쿨에 개설돼 있지만 변호사 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CEO)들도 거치는 코스로 알려져 있다.
윤 사장은 미국에 머무는 동안 매주 한 차례 이상 화상회의를 통해 대웅제약의 경영 전반을 챙겨왔기 때문에 경영 복귀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 회사측의 전언이다. 최근 대웅제약이 코엔자임Q10을 함유한 항산화 종합 영양제 ‘게므콘 코큐텐’을 출시한 것도 미국 시장에서 코엔자임Q10의 성공을 본 윤 사장이 직접 개발을 지시해 이뤄진 것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윤 사장이 갑작스레 해외연수를 떠났을 때 업계에서는 윤 사장이 부친과 경영 방향 등을 놓고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윤 사장은 귀국 이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 윤 회장 사무실과 같은 층에 사무실로 출근하며 매일 윤 회장에게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또 삼성동에 있는 윤 회장 자택 인근에 살면서 ‘출필고 반필면’(出必告 反必面, 집에 들어오고 나설 때 부모님께 늘 이를 아룀)의 예를 다하면서 시중의 억측과 루머에 대해서는 “일절 대응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윤 사장이 “내년 4월께 복귀 후 첫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그 다음에 공식 기자회견에 응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회장의 3남인 윤 사장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84년 26회 사법시험에 합격, 서울지검 동부지청(현 서울동부지검), 부산지검 울산지청,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에서 5년간 검사로 활약했다. 95년 윤 회장의 권유로 경영인으로 변신, 97년부터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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