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센터로 변경해야 전철역 기능을 살릴 수 있다.”(경기도)
“또다시 공사에 들어가면 시민불편이 우려된다.”(한국철도시설공단)
16일 복선전철로 개통한 중앙선 서울 청량리∼경기 남양주 덕소(18㎞) 구간의 전철역을 놓고 경기도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마찰을 빚고 있다.
경기도는 택지개발지구가 잇따르는 현실을 감안해 역사를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이 접근하기에 편리한 환승센터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개통하자 마자 또 공사에 들어가면 민원이 야기된다며 이를 일축하고 있다.
13일 경기도에 따르면 서울 청량리∼경기 남양주시 덕소 구간 중앙선 복선화 사업에 따라 서울ㆍ경기에 10개역이 신설 또는 개량됐다. 경기도내에는 양정역이 신설되고 구리, 도농, 덕소역이 개량됐으며 이 역들에는 100대 안팎의 주차장과 버스 베이(버스가 정차할 때 차량소통을 방해하지 않도록 인도쪽으로 움푹 들어가게 만든 시설)가 마련됐다.
하지만 경기도와 남양주시는 자가용만을 위한 이런 시설로는 경기 북부 일대 급증하는 차량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앙선에 접하는 도로는 편도 1∼2차로여서 자가용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극심한 정체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덕소역의 경우 주변인구가 6만여명에 달하는데 진입로는 편도 1차로에 불과, 대중교통을 이용토록 유도하지 않을 경우 주민들이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중앙선 역사는 10여년전의 교통영향평가를 토대로 지어진 것이어서 지금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중교통을 배려하는 것이 수도권 교통정책에도 부합하고 또 도로나 통행여건이 부족한 이 지역 현실에도 적절하다”고 말했다.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 대표도 “이들 역사는 철도역이 아니라 매일 시민들이 이용하는 전철역인데 이런 기능이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이미 제기됐던 이런 문제에 귀를 닫았던 건교부, 철도시설공단은 향후라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도시설공단은 “중앙선 전철은 계획보다 늦어져 조속히 개통해달라는 민원이 수시로 제기돼 왔다”면서 “환승기능을 추가할 지는 관계기관과 협의해야 할 문제”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2개월이면 환승기능 추가공사가 가능하고, 또 공사비 14억여원도 전액 부담할 용의도 있다”면서 “특히 경원선, 분당선 연장구간, 경의선, 수인선, 경춘선 등 앞으로 도내 신설되거나 개선될 역사 50여곳에 대해서도 이 같은 환승개념 도입을 지속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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