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부지역 최대 폭력조직인 이글스파가 11개월에 걸친 검찰과 경찰의 합동 수사를 통해 와해됐다. 1998년 대법원에서 폭력범죄단체로 인정돼 활동이 중단됐던 이글스파는 당시 부두목 김모(43)씨가 출소한 후 조직을 재건, 서울 관악구 신림동 봉천동, 금천구 시흥동, 동작구 상도동 등을 무대로 활동해 왔다.
검경 합동 조직폭력사범 전담 서울지역합동수사부는 18일 유흥주점 등에서 보호비 명목으로 금품을 뜯거나 각종 공사 이권에 개입한 혐의(범죄단체조직 등)로 이글스파 두목과 조직원 등 31명을 구속 기소하고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합수부에 따르면 이글스파는 서울 S상고 출신인 윤모씨 등 12명이 83~87년 신림동 유흥가를 무대로 활동하며 결성한 ‘한가람 청년회’를 모태로 하고 있다.
이후 이글스파는 신림동 일대 중ㆍ고교 폭력서클의 ‘일진’들을 조직원으로 영입, 신림동 영세 업주들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다 96년 검찰에 적발돼 한 차례 와해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부두목 김씨가 출소 이후 두목에 올라 99년 시흥 일대의 산이슬파와 상도동을 무대로 한 상도동파를 흡수 통합하면서 서울 서남부지역 최대 폭력조직으로 부상했다.
이글스파는 주로 유흥주점 등에서 매달 200만~300만원 정도를 보호비로 받아내고 재개발 현장의 이권에 개입해 공사액의 20%를 경비로 받는 방식으로 자금원을 마련했다. 이글스파가 관내 유흥업소를 제집처럼 드나들며 마신 공짜 술값만 1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글스파 조직원 40여명은 2000년 자파 조직원을 폭행한 데 앙심을 품고 전북지역 최대폭력 조직인 이리 배차장파 조직원 20여명과 속칭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올 5월에는 두목 김씨가 한 주민에게 무시당했다며 신림동 사거리의 좁은 먹자골목에 조직원 50여명을 2열로 줄을 세우고 업주들의 장사를 방해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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