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회담 조속개최 합의

남북은 16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끝난 17차 장관급 회담에서 군사당국자 회담을 새해 들어 조속히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이날 오후 4시 종결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9개항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북측은 공동보도문에 회담 개최 시기를 명시하지 않고 “군사회담 개최를 군 당국에 건의한다”는 표현을 써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남북은 이미 6월 서울에서 열린 15차 장관급 회담에서 3차 장성급 군사회담을 백두산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나 현재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이번 회담은 북측이 남측 주민의 북한 내 참관지역 제한조치 해제 등 정치ㆍ군사ㆍ경제 3대장벽 해소를 계속 요구하는 바람에 예정시간을 8시간이나 넘겨 끝났다. 북측은 회담 마지막 날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철수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남북은 결국 “대결시대의 낡은 관념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사상과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실천적 조치를 취해나간다”는 표현이 공동보도문에 들어가는 것으로 타협했다.

남북은 또 내년 2월 국군포로ㆍ납북자 문제, 이산가족 서신교환 등을 협의할 7차 적십자회담을 개최하고 3월 금강산에서 13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기로 했다. 4차 이산가족 화상상봉 행사도 2월말 개최하기로 했다.

남북은 개성지역 역사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고, 북관대첩비를 이른 시일 내 북한의 원소재지로 옮기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공동보도문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4차 6자회담 공동성명이 조속히 이행돼야 한다”는 점과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을 담았다. 남북은 내년 3월28일부터 31일까지 평양에서 18차 장관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북측 대표단은 16일 오후 고려항공 전세기편을 이용해 평양으로 돌아갔다.

제주=정상원 기자 ornot@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