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 1일 케이블ㆍ위성 채널인 아리랑TV에 입사해 새내기 기자로 일하고 있는 석종욱(31)씨. 그는 2003년 2월 아리랑 TV에 출근한 지 3주 만에 사표를 써야 했다.
“미국에서 국제 변호사로 활동하라는 부모님의 권유를 뿌리치고 뭔가 한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들어간 방송사였지만 이중 국적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일리노이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에게 한국생활 경험이라고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6년이 전부. 선택은 둘 중에 하나였다. 미국적을 포기하고 군대에 가거나 아니면 미국시민으로 살아가는 것.
그는 전자를 선택했다. “법을 어겨가면서 군대를 가지 않는 것도 아닌데 굳이 갈 필요가 있느냐며 말리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고심 끝에 진짜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길을 택했죠.”
2003년 9월 입대한 그는 한미연합사령부 정보참모부에서 통역병으로 일했다. “새벽에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보초를 서는 군인들이 있다는 걸, 그들의 고마움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알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올해 9월 제대한 그는 말년 병장 시절 ‘이중국적’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 걸 내무반 TV를 통해 지켜봐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너는 어떻게 보느냐’고 물어봤어요. 그때마다 똑같이 대답했습니다. 이 다음에 아들에게 ‘국적 포기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한국인이 되기 위해서는 갔다오는 게 좋다’고 조언해주겠다는 거였죠.”
제대 후 찾은 직장은 또 아리랑TV였다. 그리고 다른 경쟁자들과 똑같이 서류 전형과 실무 평가, 면접으로 이뤄진 공채 과정을 거쳐 재입사 하는데 성공했다.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미국 언론들의 한국에 대한 보도가 부정적인 것 일색인데 불만이 많았어요. 두 나라말을 모두 할 수 있는 제 특성을 살려 긍정적인 한국의 모습과 장점을 세계 여러 나라의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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