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연구의 윤리ㆍ절차적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민노당은 16일에도 정부 관련자들의 문책을 거듭 요구하는 등 황 교수 사태에 대한 입장을 선명하게 밝혔다.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과는 달리 그 동안 당에 대한 비난여론의 부담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모습이다.
이날 황 교수 기자회견 뒤 박용진 대변인은 “황 교수 발표만 보더라도 본인 스스로 줄기세포와 관련해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국민적 논란이 제기되는 와중에 이것을 덮고 있었다”며 “황 교수가 이 부분에 대한 비난과 책임은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또 “황 교수 발표에서 줄기세포에 심각한 오염사고가 발생했고 1월9일 이를 정부 당국에 보고를 했다고 하는데, 정부는 그동안 ‘검증이 필요 없다’ ‘황 교수를 완전히 신뢰한다’는 식으로만 국민에게 얘기했다”며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민노당은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기영 과학기술보좌관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앞서 권영길 대표도 “정부 정책운영 시스템의 문제점을 밝히고 특히 BT(생명공학)산업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며 “정치권 차원의 대책 마련도 각 당에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또 “마녀사냥식 분위기에서도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에게 격려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
민노당은 정치권의 자기반성도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여론과 인기만을 쫓아 정치권과 이른바 대권주자들이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여론 눈치만 보면서 줄서기 정치를 했다는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민노당은 ▦황 교수 연구팀에 지원된 국가재정 집행 결정 과정▦이른바 ‘황금박쥐’로 표현되는 사적 모임이 황 교수 관련 비공식 정책결정을 선도했다는 의혹 등 6가지 문제점에 대한 정책 점검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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