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학년도 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16일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원점수가 같더라도 다소 쉬웠다는 언어과목의 백분위 점수차가 예상보다 컸고,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과목에서 선택과목에 따라 표준점수도 큰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진로지도를 위한 명확한 자료를 갖고 있지 못해 일선 고교의 혼란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숙명여고 김정훈 교사는 “언어과목 1등급과 2등급의 표준점수 차이는 4점 밖에 안 나지만 백분위는 10점 이상 차이가 났다”며 “언어가 쉬웠다고 생각했던 상위권 학생들이 백분위 점수를 보고 받는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백분위 점수로 학생을 선발하는 여대 등에 지원하려던 상위권 학생들은 언어과목 때문에 대학 선택이 바뀔 것 같다”고 전망했다.
대일외고 옥향준군은 “내가 선택한 사회탐구 영역 과목에 역사 계열이 많았는데 표준점수로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게 나왔다”며 “선택과목의 난이도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닌데 쉬운 과목을 풀었다는 이유만으로 점수가 박탈당했다는 기분이 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고 한 진학담당 교사는 “오늘 학생들 성적을 전산화해 내일부터 성적분포표 등을 만들고 진로 상담에 들어가야 하지만 사설 학원에서 나눠주는 배치표 외에는 명확한 자료가 없어 곤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나름대로 전국 수험생을 상대로 우리 학교 학생들의 백분위 분포를 내고, 이를 토대로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 가능성 등을 점쳐 보고 있지만 결국은 학생들 자신이 여러 대학의 전형 과정을 직접 비교ㆍ검토할 수 밖에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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