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감독이 이끄는 LG화재가 프로배구 코트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9년 동안이나 우승컵을 차지한 삼성화재의 독주에 맞설 대항마로 등장한 LG화재가 올 시즌 들어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1라운드 25경기를 모두 소화한 현재 남자 프로배구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대혼전에 휩싸여 있다. LG화재와 현대캐피탈, 삼성화재가 나란히 4승1패를 기록하고 있어 세 팀은 점수득실률로 순위를 가릴 정도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세 팀은 서로 물고 물리는 천적관계를 형성, 경기를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1라운드에서 형성된 구도는 ‘삼성화재→LG화재→현대캐피탈→삼성화재’. 리베로 출신 라이트 공격수인 키드의 가세로 좌우 날개의 균형을 맞춘 LG화재는 ‘무적함대’ 삼성화재를 2년여 만에 완파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장신 군단 현대캐피탈의 고공 방어막 앞에선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반면 프로배구 명가 재건을 노리는 LG화재에 충격의 완패를 당했던 삼성화재는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끈적끈적한 조직력과 집중력으로 현대캐피탈과의 라이벌전을 승리로 이끌며 초반 위기를 넘기는 저력을 보여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LG화재가 삼성화재나 현대캐피탈을 만나면 힘 한번 못써보고 무릎을 꿇은 것에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특히 LG화재가 3강 대열에 동참하면서 재미가 더해졌다는 평가다.
빅3의 3각 천적관계가 형성됐지만 시범경기 1위의 돌풍을 일으킨 대한항공이 일찌감치 4강 대열에서 이탈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한항공은 ‘슈퍼루키’ 강동진이 분전했지만 엉성한 조직력을 드러내며 1라운드에서 단 1승만을 챙기는 부진에 빠져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 초청팀 한전은 강서브와 톱니 조직력을 앞세워 대한항공을 잡는 파란을 연출해 올해도 ‘프로팀 킬러’의 명성을 이어갈 것임을 천명했다. 상무 역시 이런 한전을 꺾고 승수를 챙겨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임을 입증, 치열하게 물고 물리는 양상으로 남은 시즌이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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