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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교가 신입생을 안 받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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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교가 신입생을 안 받겠다니

입력
2005.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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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구 울산 전남의 사립학교들이 사립학교법 개정에 반발해 내년도 신입생 배정을 거부하고 학교 운영과 관련한 정부지원을 받지 않기로 결의했다. 개신교와 가톨릭계 등 종교계도 법률 불복종운동에 나설 태세다.

당장 다음주부터 일반계 고교의 신입생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사학이 신입생 배정을 받지 않으면 학생들은 중ㆍ고교에 진학할 길이 없어진다. 사립학교가 전체 학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가량 되는 점을 감안하면 수백만 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혼란과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진정 사학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학생들을 볼모로 할 생각인가. 전교조가 교원평가제에 반대해 연가투쟁을 강행하려 할 때 “학생들을 인질로 삼으려고 하느냐”며 규탄의 목소리를 가장 크게 높인 것은 바로 학교 운영자들이었다.

아무리 상황이 달라졌다고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꿔서야 교육자로서 올바른 자세라고 할 수는 없다. 정부지원을 받지 않을 테니 수업료 통제를 풀어달라는 것도 결국은 학부모들에게 짐을 떠넘기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국민들을 상대로 홍보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이렇듯 국민에게 피해를 줘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다.

종교계열 사학들의 반발은 비종교 인사가 개방형 이사로 들어올 경우 건학 이념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기인한다. 건전한 종교 사학들로서는 부패사학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된 데 분노와 배반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넓은 시각으로 사학법 개정의 취지와 불가피성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교육부총리도 외부이사에 종교계 인사가 선임되도록 시행령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어떤 경우든 입시철을 앞두고 학생과 학부모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만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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