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는 없었다”는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서울대는 긴급히 대책마련에 나섰다.
노정혜 연구처장은 15일 밤 “지금은 어떤 말도 할 게 없다”며 “밤새 논의해서 내일 아침에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노 처장은 “조사위원회 구성 건으로 내일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브리핑을 앞당기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조사위원회는 15일 위원 위촉을 마치고 다음날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출범할 예정이었다. 노 이사장의 말대로 사이언스 논문 철회를 이미 요청했을 경우 조사위원회는 더 이상 운영될 근거를 잃게 된다.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는 “오늘 아침에 노성일 이사장이 병원에서 황우석 교수를 면담한 후 나한테 잠깐 들렀는데, 전혀 그런(줄기세포가 없다는) 얘기는 없었다”며 “나도 그런 얘기는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그밖에 이병찬, 강성근 교수는 모두 언론과의 접촉을 끊은 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연구실이 위치한 서울대 수의대 6층은 이날 저녁 전면적으로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됐다. 연구원들은 밤 늦게까지 퇴근을 늦추고 외부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서울대 수의대의 한 교수는 “만일 2개는 진짜 줄기세포라고 하더라도 이미 학자로서의 도덕성에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며 “서울대 교수나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 등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미 국내과학계는 황 교수의 논문에 조작이나 과장이 있음을 100% 확신하고 있다”며 “황 교수를 지지할 과학계 인사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대 교수는 “최근 서울대 교수들이 사이언스지에 투고해도 반영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며 “이미 황 교수 사건이 세계 과학계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를 금치 못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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