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서울대 교수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분명히 만들었으나 누군가 바꿔치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도 곧바로 회견을 갖고 “황 교수가 만들지도 않은 줄기세포로 논문을 조작했다”고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이에 따라 줄기세포 진위 의혹은 논문 조작 문제에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의 실체를 둘러싼 책임공방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황 교수는 이날 오후 2시 서울대 수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MBC PD수첩 취재과정에서 우리가 만든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사실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복제되지 않은 수정란 줄기세포)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연구팀 자체 조사결과 줄기세포가 수립된 첫 단계(제1계대)에서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로 뒤바뀐 것으로 추정됐다”며 “누가 어떻게 이런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가 수립됐다는 사실은 김선종 연구원을 비롯한 6명의 연구원이 매일 눈으로 확인한 일”이라며 사법당국이 수사를 통해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황 교수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노 이사장은 강서미즈메디병원에서 회견을 갖고 “김선종 연구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시나리오”라고 반박하며 “황 교수가 15일 만났을 때 ‘2,3번 줄기세포를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서는 환자의 체세포만 갖고 DNA분석을 했다’고 말했다”며 15일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반복했다.
노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6개의 줄기세포가 오염돼 서울대가 미즈메디병원에 있던 2,3번 줄기세포를 가져갔으며 이후 3월 논문이 나오기 전까지 엄청난 속도로 11개를 다 만들었다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초기단계 동결보존한 5개 줄기세포를 해동, 배양 중이기 때문에 10여일 이내에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고, 노 이사장도 “냉동보관 중인 2,3번 줄기세포를 해동해 곧 DNA 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줄기세포가 복제된 줄기세포로 확인될 경우 일단 황 교수가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로 밝혀질 경우에도 황 교수가 “나도 모르는 새 누군가 바꿔치기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진실 규명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는 “이번 논문은 줄기세포 진위 여부와 별개로 테라토마 사진 등에서 결정적인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자진 철회하겠다고 사이언스에 통보했다”고 말해 논문의 문제는 인정했다.
공동저자들의 합의에 따라 황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은 철회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선종 연구원은 두 사람의 회견이 끝난 후 KBS와의 인터뷰에서 "연구실에서 분명히 줄기세포 8개를 확인 했으며 나머지 3개도 만들어지는 과정을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줄기세포가 모두 미즈메디병원의 것으로 판명됐다는 사실을 나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