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패션 시장의 큰 손인 일본이 마침내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에 구애한 셈이잖아요. 한국 패션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호기로 삼겠습니다.” 오브제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부부 디자이너 강진영-윤한희 커플이 여성복 브랜드 ‘하니 Y’로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
일본의 유명 럭셔리 유통 업체 부루벨재팬과 이 브랜드에 관한 독점판매권 계약을 최근 체결, 2006 봄 시즌부터 고급 편집 매장과 백화점을 통해 일본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일본의 럭셔리 유통 업체를 통해 직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윤 커플의 일본 진출은 국내 디자이너로는 유일하게 6회 연속 뉴욕 컬렉션에 참가, 해외 패션가에서 지명도를 높인 대가라면 대가다. 특히 지난 9월 맨해튼에서 열린 두 사람의 ‘Y & Kei’ 2006 S/S 뉴욕 컬렉션 무대에는 권위 있는 패션 전문지 WWD의 찬사가 따랐다. ‘이 듀오는 드디어 완벽하게 다듬어진 의상을 향한 골든 티켓을 거머쥐었다.
과거 그들은 로맨틱과 세련미 사이의 균형을 찾느라 안간힘을 썼지만 이번 봄 컬렉션은 최적의 균형 감각으로 페미니즘을 세련되고 우아하게 풀어냈다’는 것.
‘Y & Kei’는 두 사람이 2002년 뉴욕에서 만든 디자이너 브랜드로 뉴욕컬렉션에서의 성과에 힘입어 현재 미국 최고급 백화점인 버그도프 굿맨, 삭스핍스 애비뉴, 바니스 뉴욕, 니만 마커스 등에 입점해 있다.
일본 진출이 결정된 ‘하니 Y’는 ‘Y & Kei’의 세컨드 브랜드로 역시 뉴욕에서 지난해 9월 출시됐다. 윤한희의 영문 이니셜과 강진영의 영어 이름에서 브랜드 이름을 따왔으며 복고풍에 소녀적인 감성이 짙다.
미국 뉴욕에서도 가장 트렌디한 편집 매장으로 할리우드 스타들의 단골 쇼핑처인 칼립소, 스쿠프, 런던의 브라운즈, 홍콩의 하비 니콜스 매장 등에 입점해있다. 현지에서의 높은 성과를 반영하듯 이 달에는 바니스 뉴욕 백화점이 6층 여성복 매장에 대대적으로 ‘하니Y’ 옷을 디스플레이, 현지 패션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부루벨 재팬의 ‘하니 Y’ 일본 독점 판매권은 우선 1년 계약이고 양측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면 3년까지 자동 연장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부루벨 재팬은 현재 나르시소 로드리게스, 안나 몰리나리, 모스키노, 로샤스 등 해외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를 수입 판매하고 있으며, 일본내 향수와 화장품 및 담배업계의 시장 점유율이 30%에 이르는 럭셔리 전문 유통 회사다.
강진영씨는 “이제야 비로소 디자이너로서의 존재감을 갖게 된 것 같다”면서 “언젠가는 프라다 구치 샤넬과 어깨를 겨누는 한국 패션 명가를 이루고 말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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