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나 문법을 무작정 외우기보다는 실제로 써 보려고 노력해야 해요. 실수를 하다 보면 어느새 부쩍 는 외국어 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라틴어, 러시아어까지 무려 8개 국어를 구사하는 뉴질랜드 교포 소녀 임지현(15)양이 15일 어학 공부 노하우를 담은 ‘외국어 8전무패’(이미지박스 발행)를 냈다.
임양은 지난 9월 뉴질랜드 프랑스문화원이 주최한 프랑스어 말하기 대회에서 우승했으며, 중국어, 스페인어 말하기 대회에서도 입상했다. 한국과 뉴질랜드 외에는 해외여행조차 다녀본 적이 없는 평범한 여중 3년생이다. 1994년 부모를 따라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을 때 처음에는 영어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말을 잘 못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 우울증을 앓기도 했다.
이 때 어머니가 고안한 것이 ‘선생님 놀이’. 임양이 선생님이 돼 어머니를 가르치는 것이다. 임양은 미리 책을 읽고 준비를 하고, 잠자리에 들 때면 여느 또래들과 반대로 어머니를 위해 책을 읽어주며 말과 글을 깨쳤다.
영어에 자신이 붙자 다른 외국어에도 관심을 가졌다. 옆집에 사는 일본인 아주머니와 이야기하기 위해 일본어를 익히는가 하면, 좋아하는 남학생의 눈길을 끌기 위해 스페인어를 배웠다. 교내 봉사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만난 무뚝뚝한 중국인 할머니의 마음을 열기 위해 중국어를 배웠고, 패션잡지를 보려고 프랑스어를 공부했다.
임양은 요즘 독일어에 도전하고 있다. 교내 독일어 시험에서 전교 1등을 할 정도지만 “독일어로 꿈을 꿀 때까지 공부하고 싶다”고 한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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