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이라크전 개전에 관련된) 많은 정보가 잘못된 것으로 판명된 것은 사실”이라고 정보오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사담 후세인 제거는 옳은 결정이었다”며 상반된 내용의 발언을 한자리에서 쏟아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총선을 하루 앞둔 이날 우드로 윌슨센터 외교정책포럼에 참석, 이라크전 정당화를 위한 네 번째 연설을 통해 “이라크전 개전 결정에 대한 책임은 대통령인 나에게 있다”며 ‘책임론’과 관련해 그 동안 인색했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듯 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의 정보능력을 개혁함으로써 잘못을 시정해야 하는 책임도 역시 대통령에게 있다”고 거듭 책임을 인정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그가 사담 후세인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면서부터 책임론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부시 대통령은 “독재자 사담은 위협이었으며 그가 더 이상 권좌에 앉아있지 않기 때문에 미국과 세계는 그만큼 더 좋아져 있다”며 전쟁을 정당화하는데 다시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이어 개전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했으면서도 “미국이 전쟁을 선택한 것이 아니고 그 선택은 사담 후세인이 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해 이라크 주둔 미군의 조기 철수를 주장하며 부시 대통령에 대해 가장 강경한 반대자로 등장한 민주당 존 머서 하원의원은 “부시의 주장은 잘못된 연결”이라며 “9ㆍ11 테러와 이라크는 서로 관련이 없다”고 혹평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