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새들은 사람과 멀리 떨어져 산속에 산다. 그런데 오히려 사람과 바짝 붙어서 사는 새들이 있다. 집에서 키우는 닭이나 오리, 거위, 또 앵무새, 십자매처럼 길들인 새 말고도 그렇다.
사람과 가장 가까이 사는 새로는 우선 제비가 있다. 제비는 사람이 사는 집 처마에 자기 집을 만든다. 비둘기도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집비둘기가 있고, 조금만 다가가도 멀리 달아나는 산비둘기다 있다.
굴뚝새도 ‘굴뚝’이라는 그 이름처럼 사람과 가까이 지낸다. 예전 초가집 지붕 아래엔 늘 몇 개의 굴뚝새들의 집이 있었다. 또 가까이 지내는 새가 참새가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 가을이면 이 논에서 저 논으로 몰려다니던 참새들이 겨울이면 이 방앗간 저 방앗간 몰려다니듯 이 집 마당 저 집 마당 몰려다닌다.
눈이 오는 날, 형제는 등겨와 삼태기를 이용해 참새를 잡았다. 지금 같으면 어릴 때부터 자연보호 자연사랑을 알아 그러지 않았을 텐데, 그 때는 눈만 오면 지지대로 세운 삼태기 아래로 새들을 유인했다. 우리만 그랬던 게 아니다. 그 시절 시내 거리의 포장마차마다 참새 구이를 팔았다. 지나고 보면 아득한 듯해도 그리 멀지 않은 시절의 이야기다.
소설가 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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