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대한 정부의 특소세 인하 환원 방침이 알려지면서 고객들의 자동차 구입이 연말을 맞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인기 모델들은 이미 올해 안에 출고될 수 있는 차가 모두 팔려 일부 소비자들의 경우 선의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소세는 출고일을 기준으로 부과되는 만큼 올해 차를 계약했다 하더라도 내년에 차를 받으면 특소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14일 이달 1~12일 승용차 계약대수가 3만5,073대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8,664대에 비해 87.9%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아차도 이 기간 승용차 판매 실적이 8,898대로 전년 동기의 5,512대보다 61.4% 늘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1~13일의 계약대수는 4,500대 수준이었으나 이달들어 13일 현재 9,000대를 넘어섰다. 쌍용차도 판매대수가 2,515대로 전년 동기의 1,345대보다 87.0%나 증가했다.
이처럼 승용차 판매 및 계약이 급증한 것은 2003년 3월부터 적용돼 온 특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연말로 종료돼 내년부터 원래 세율대로 환원되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차량 판매가격이 2,000㏄ 이하의 경우 1.24%, 2,000㏄ 초과는 2.36% 각각 인상됨에 따라 이달안에 차를 인도받으려는 고객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서둘러 차를 계약한다 해도 특소세 인하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인기 모델들의 경우 올해 안에 출고될 수 있는 물량이 거의 모두 판매된 것. 르노삼성차의 경우 ‘SM3’, ‘SM5’, ‘SM7’ 등 전 모델이 지금 계약하면 내년에나 차를 받게 된다.
현대차의 ‘쏘나타’와 ‘그랜저’도 계약 대수가 이미 연말까지 생산량을 초과한 상태다. ‘투싼’과 ‘싼타페’도 계약 후 출고가 15일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안에 차를 받는 것이 쉽지 않다.
다만 ‘아반떼XD’, ‘클릭’, ‘베르나’, ‘테라칸’, ‘트라제’는 다소 여유가 있는 상태다. 기아차도 ‘스포티지’는 한 달이상 걸려 특소세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쏘렌토’, ‘프라이드’, ‘로체’ 등도 계약을 서둘러야 할 판이다.
쌍용차도 연말까지 출고분이 ‘카이런’은 500대, ‘액티언’은 1,000대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반면 GM대우차의 경우 전 차종이 계약 후 5일안에 차를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양별로 재고 현황이 수시로 바뀌는 만큼 특소세 인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출고되는 지 먼저 확인한 뒤 구매해야 한다”며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해 특소세 인하 종료 시기를 1~2개월 정도 연장하는 탄력적인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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