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꺾고 함께 16강에 가자.”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서는 서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토고는 한국 프랑스 스위스와 함께 같은 조(G조)에 속하게 되자 “한 번 해볼 만하다”며 활짝 웃고 있다.
한국동포 100여명으로 구성된 토고 한인회의 이대형(46) 회장은 “현지 주민들이 한국과 조별 리그를 치르게 된 것을 알고 ‘잘해 보자’며 말을 걸어오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토고는 한국의 70년대와 생활 수준이 비슷하지만 골목마다 아이들이 축구를 즐기고, 실업 팀이 있을 정도로 축구 열기가 높다고 한다. 또 선수들이 프랑스와 독일, 벨기에 리그에서 뛰고있어 유럽수준 못지 않다는 것. 한국에 대해서는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축구가 강하다는 정도는 알려져 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라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현지 주민들은 한국 보다는 식민지 종주국이었던 프랑스와 조별 리그를 갖게 된 사실에 더 큰 관심을 쏟고 있다”며 “특히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세네갈이 프랑스를 이기고 16강에 올랐던 사실을 상기하며 프랑스와의 경기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토고는 이번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 프랑스를 이겼던 세네갈을 꺾었다.
이 회장은 토고에 사는 동포는 중국계의 10분의 1밖에 안되지만 가발공장 3개와 어망공장 1개를 운영하며 현지인 2,500여명을 고용하고 있는데다 교회와 학교를 지어 토고인에게 상당한 이익까지 환원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1990년부터 토고의 수도 로메에 살고 있는 이 회장도 1,000여명의 종업원이 일하는 대형 가발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장은 가발공장에서 일하는 현지인들은 관리자로 일하는 우리 동포에게 다가와 “조별리그 두 팀이 16강에 가는 만큼 프랑스를 이기고 함께 올라가자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며 친근감을 표시해 오곤 한다” 전했다. 동포들과 함께 내년 6월 13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한국과 토고의 G조 첫 경기를 지켜볼 계획이라는 이 회장은 “모두가 한국과 토고가 함께 16강에 올라갔으면 한다”며 “월드컵을 계기로 그동안 서로를 몰랐던 한국과 토고가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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