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의 인종 폭력사태가 13일 사흘째 이어지면서 ‘백호주의(白濠主義)’의 부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13일 “호주 정부는 밤에 일어날 폭력 사태에 대비해 시드니 거리에 경찰 450명 이상을 파견, 상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1973년 공식 폐지된 ‘백호주의 부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 정부는 1901~73년 앵글로색슨계 백인의 이민만을 허용하고 유색 인종의 이민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백인 우월주의 정책을 폈었다.
그러나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이번 폭동은 인종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법과 질서의 문제가 원인”이라며 “백호주의의 부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확대해석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모리스 이에마 총리도 “폭동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경찰을 더 투입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뉴사우스웨일스 국회가 15일 긴급 소집될 것”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호주에서도 이번 사태를 백인과 무슬림 젊은이들의 사소한 충돌로 단순화하는 시각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10월 말 발생한 프랑스 소요 사태와 유사하게 백인 주류와 무슬림 비주류의 사회 갈등이자 인종 문제가 표면화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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