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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시리아 압력 가중

입력
2005.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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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피살에 이어 시리아를 비판해온 레바논 언론인이 테러로 숨지면서 시리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반(反) 시리아 여론을 주도한 레바논 언론인이 12일 차량폭탄 테러로 숨졌다. 또 이날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테러에 시리아가 연루된 정황이 공개됐다. 유엔이 시리아 경제제재 등을 논의하면서 시리아가 제2의 이라크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레바논의 언론인 겸 의원인 게브란 투에이니(48)가 이날 베이루트 동쪽 므칼레스를 지나던 중 근처에서 폭탄 40㎏을 실은 차량이 폭발했다. 이 폭발로 방탄 차량에 있던 투에이니를 비롯 3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부상했다. 레바논 유력지 안 나하르의 발행인인 그는 종교로 갈라진 레바논에서 종교 대신 국민을 강조하면서 시리아를 신랄하게 비판해왔다.

그러나 암살 위협을 피해 5개월째 머물던 프랑스 파리에서 돌아온 지 하룻만에 변을 당했다. 이번 테러는 유엔 조사단의 하리리 암살 보고에 대한 안보리 논의가 시작되기 수시간 전에 일어났다.

배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비난의 화살은 시리아에 집중되고 있다. 베이루트 중심가에는 반 시리아를 외치는 군중의 시위가 시작됐다.

현지 분위기는 반 시리아 언론을 침묵시키려 계획된 테러라는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유럽연합(EU)을 대표한 영국 등도 시리아 비난전에 가세했다.

시리아 정부는 테러가 오히려 자국 입지를 축소시키기 위한 음모에서 비롯됐다며 배후설을 부인하고 있다. 시리아 언론들은 테러에 이스라엘 정보기관 등이 관련돼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으로 시리아가 얻을 게 없다는 점에서 분석가들도 조심스런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테러와 유엔의 하리리 조사 보고서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시리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은 가중되고 있다. 더구나 레바논 정부가 국제기구에 이번 사건 조사를 의뢰키로 해 파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발표된 유엔 하리리 암살 조사단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와 레바논 정보기관이 암살 요원을 모집했고 증거 인멸을 위해 정보 문서를 소각했다. 보고서는 하리리가 집권하면 시리아의 레바논 첩보 책임자가 레바논 은행에서 거액을 횡령한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이 암살 동기를 제공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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