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에서부터 티베트까지 하룻밤에 1,000 달러(약 100만 원) 하는 호화 열차를 운행하려는 까닭은?
중국 정부가 미 부동산 레저 기업 TZG 파트너사와 손잡고 2007년부터 베이징에서부터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티베트(西藏)자치구 수도 라싸(拉薩) 고원지대(겨울에는 티베트 대신 리장(麗江))를 잇는 칭짱(靑藏)철도 구간에 호화 관광 열차를 운영키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이 12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관광 열차 사업권을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열차 여행은 5일 일정으로 사막과 산악 지대, 고대 유적지 유람 구간을 포함한다. 특히 칭짱 철도 구간 중 80%(960㎞)가 해발 4,000m이상 고원 지대라 산소 부족이 최대의 난제다. TZG사는 “모든 객차에 침대, 자동 산소 공급 장치와 온도 조절 장치를 갖출 것”이라 문제될 것 없다며 “유럽의 오리엔탈 특급 열차에 버금갈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TZG사는 벌써부터 짭짤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운임은 퀸사이즈 침대를 갖춘 객실이 1박 1,000달러 수준이 될 예정이다. 지난해만 관광객 1,700만 명이 중국을 찾았다. 이 중 상당수가 티베트와 신장(新疆) 위구르 등 오지 탐험을 즐겼는데 대도시를 벗어나면 숙박 시설이나 교통이 형편없어 큰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속셈은 다른 데 있다. 중국은 티베트를 거점 삼아 인도, 서남 아시아에 진출하려는 서부대개발 공정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10월 330억 위안(약 4조4,000억 원)을 들여 4년 4개월에 걸친 공사 끝에 칭하이(靑海)성 거얼무(格彌木)와 라싸를 잇는 총연장 1,142㎞ 칭짱 철도를 완성했다.
현재는 해발 5,071m 탕구라(唐古拉)산 일대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현재 기록은 페루 안데스 산맥에 있는 높이 4,817m 철도)에 철로를 놓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호화 관광 열차와 별도로 화물과 일반 승객을 실어 나를 계획이다.
티베트인과 국제 인권 기구는 철도 개통으로 한족들이 일자리를 찾아 대거 이주, 티베트를 점령하려 한다며 열차 운행을 반대하고 있다. 2001년 신장위구르 자치지역에 철도가 개통된 이후 한족이 주요 상권을 장악해 버린 것도 티베트인들의 시름을 깊게 한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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